[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의 만남이 조만간 성사될 수 있을까요.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시위로 인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장연에 면담을 제안했다고 17일 밝혔습니다.
전장연이 오 시장과의 만남을 먼저 제안했는데, 이를 오 시장이 수락하면서 구체적인 일정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장기화된 시위로 시민의 어려움이 계속 되고 있는 만큼, 서울시는 설 명절 전인 19일 오후 오 시장과 장애인 단체 비공개 합동 면담을 마지막으로 요청했습니다.
그동안 서울시 장애인복지정책과와 교통공사는 전장연과의 면담을 위해 5회에 걸쳐 협의를 해왔습니다. 그러나 전장연 측이 오 시장의 단독 면담을 계속 요구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지난 9일에 오 시장은 9개 장애인 단체와 이동권, 장애인 권리예산 등을 놓고 면담했지만 여기에 전장연은 빠졌습니다.
다만 시의 이번 제안도 전장연이 받아들일 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전장연은 지속해서 단독 면담을 원했고, 장애인 단체 합동 면담을 거부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전장연, 타 장애인 단체와 '공동 면담' 거부
전장연의 요구 사항은 '장애인 권리예산' 국비를 1조3000억원 증액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장애인 탈시설, 장애인 활동지원, 평생교육지원에 대한 예산 증액 요구가 포함돼 있습니다.
대신 전장연은 타 장애인 단체와의 배석 없이 단독 면담을 요구하고 과장급 이상 기획재정부 직원의 배석을 요청했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입니다.
그러나 장애인 탈시설, 활동지원, 평생교육 지원 등 전장연이 요구하는 장애인 권리예산 국비는 기재부 등 정부 소관 사항입니다. 서울시는 시 소관이 아니더라도 정부와 역할 분담 논의, 의견 전달 등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서울시, "'탈시설' 찬반, 소수 목소리론 해결 어려워"
다만 서울시는 탈시설에 관해서는 다양한 단체들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탈시설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서울시는 특정 단체만의 의견 수렴으로는 애로사항 청취와 실효적인 정책 적용에 한계가 있고, 타 단체와의 형평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시는 향후 공동 면담을 통해 장애인 권리 예산에 대한 시 역할과 지원 사항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시는 시의 핵심 정책인 '약자와의 동행'을 중심으로 장애인 이동권을 비롯한 교통복지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습니다. 1역사 1동선의 경우 전체 337개역 중 95%에 해당하는 319개역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했고 2024년까지 337개 전 역사에 엘리베이터가 설치할 계획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장애인 단체가 함께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라며, 공동 면담에 적극 참여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습니다.
박경석 전장연 공동상임대표를 비롯한 활동가들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문제를 알리는 선전전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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