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금융 베트남 생존전략)⑤성공적 진출기 "금융지원 없었으면 불가능"
국제공인시험기관 '디티앤씨 비나' 탐방
"진출 초기부터 기업은행서 금융지원"
베트남 민·관 인정받기까지 5년 걸려
2024-11-21 06:00:00 2024-11-21 10:33:27
 
(하노이=윤민영 기자) "베트남 진출 초기에 회사 투자금을 마련하고, 적자를 견디면서 성장 발판을 다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업은행과 같은 우리나라 금융사의 역할이 컸습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민간 국제공인시험기관인 '디티앤씨 비나(Dt&C VINA)'를 이끄는 강문경 법인장은 회사의 성장 기반의 필수 요건 중 하나가 국내 금융사라고 강조했습니다. <뉴스토마토> 특별취재팀은 지난 11일 베트남 하노이시의 호아락 하이테크 파크에 위치한 디티앤씨 비나를 찾았습니다. 이곳은 하노이 중심가로부터 서쪽으로 약 35km 떨어진 곳입니다.
 
베트남 하노이시 호아락 하이테크 파크에 위치한 디티앤씨 비나 시험 연구동. (사진=뉴스토마토)
 
베트남 진출한 전 세계 기업이 협력사
 
우리나라 기업인 디티앤씨는 2017년 베트남 과학기술부 HTTP 경영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베트남 하노이에 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이후 국제공인시험기관(VILAS)으로서 현지에서 전세계 시험 인증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베트남이 최종적으로 허가를 내주기 직전, 이곳에서 각종 전자기기에 대한 시험 인증을 거칠 수 있습니다.
 
사업 진출 7년이 지난 지금은 삼성·LG 같은 대기업은 물론 국내 중소기업, 미국 등 해외 기업까지 협력사로 둔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베트남의 기술이 부족할 때 디티앤씨의 품질 노하우와 글로벌 법규를 토대로 베트남 국가와 협력을 하며 자리를 잡은 것입니다.
 
자동차로 1시간을 달려 도착한 디티앤씨 비나는 두 개의 큰 건물 동으로 이뤄져 있었습니다.  그 중 한 개의 건물 동 전체가 연구와 시험이 이뤄지는 내부 공간으로 나눠져있습니다. 전자파적합성시험(EMC)을 진행하는 곳은 바닥을 제외한 천장과 벽면이 특수 소재로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이 외 안전 시험, 신뢰성 시험, 무선 시험, 자동차·오토바이 부품 EMC 시험, 에너지 효율·LED 라이팅 시험 장소와 장비가 갖춰져 있었습니다.
 
강문경 디티앤씨 비나 법인장이 전파적합성시험장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외국 기업 편견 뚫고 성장
 
강문경 법인장은 "핸드폰, TV 모니터, 냉장고, 에어컨 등 우리가 지금 생활에 사용하고 있는 모든 제품에 대해 안전 검사, 전자파 검사, 통신 검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품질 검사, 시험 리포트 제출, 관과의 커뮤니케이션 등 (베트남) 국가가 승인서를 내주기 직전까지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강 법인장은 "베트남 입장에서 우리는 외국인이라 초반부터는 신뢰를 얻기 힘들다"며 "장비들을 갖추고 (사업 요건을 갖추기 위한) 법규를 통과해야 하고, 국가로부터 (인증기관) 지정을 받았더라도 고객을 설득시켜야 하는 과정에 수년이 소요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처음엔 베트남 고객들이 디티앤씨 비나가 외국계 회사이기 때문에 인정을 안 해주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5년여 만에 그런 시각을 바꾸었다"며 "베트남에 들어와 있는 제조사 고객은 거의 다 디티앤씨 비나를 거쳤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디티앤씨 비나의 시험 장비 일부. (사진=뉴스토마토)
디티앤씨 비나 현지인 직원들이 시험 인증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국내 은행 자금조달이 초기 투자 핵심"
 
강 법인장은 사업 초기부터 시작해 적자를 내던 시기, 그리고 지금의 이익을 내는 단계까지 한국 금융사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강 법인장은 "베트남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기업체들이 어렵겠지만, 디티앤씨는 회사 특성상 장비 등 초기 투자가 많이 들어간다"며 "그러나 베트남 현지 금융사에서 대출을 받게 되면 이자를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기에 사업을 성장시키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투자만 하고 돈을 벌 수 없는 기간에도 기업은행 등 한국 금융사와 대출 지원을 협의했다"며 "초기에 손실은 많았지만 코로나 이후 지난 3년 간 3배 성장을 했고, 목표 대비 매년 200% 성장을 달성하며 결국 이익을 냈다"고 말했습니다. 
 
기업은행 하노이 지점 관계자는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들은 초기 자본금만으로는 설립과 운영에 충분한 자금조달이 어렵다"며 "기업은행은 진출기업의 본사가 거래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행 영업점과의 빠른 공조를 통해 신속한 금융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디티앤씨 비나 외 다른 제조사의 경우 지난 2월 베트남 법인을 설립했지만 공장 건축에 따른 중도금 납부에 애를 먹은 곳도 있었습니다. 이 기업은 기업은행의 비대면 플랫폼인 기업은행의 '해외진출 BOX'를 활용해 신용보증서 담보 SBLC를 발급 받아 시설자금을 지원받기도 했습니다. 기업은행은 현재 초기 영업활동 영위를 위한 운영자금 니즈를 파악해 신용보증기금 하노이 사무소와의 공조마케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6)편에서 계속>
 
강문경 디티앤씨 비나 법인장이 사옥 내부에서 인터뷰를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하노이=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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