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경기도 내 기초자치단체들이 대기업 택시앱인 카카오T의 독주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공공택시앱을 출시했지만 정작 낮은 배차율과 홍보 부족 등으로 시민들에게 외면받고 있습니다.
2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도 내 공공택시앱을 운영 중인 곳은 수원·용인·구리·김포 등 총 4곳입니다.
택시 호출 시장의 90%를 차지한 카카오T의 과도한 수수료 등이 사회적 이슈로 불거지면서 일부 시군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공택시앱을 선보였습니다. 그러나 야심차게 출시된 공공택시앱들은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내 기초지자체 택시앱 '한계'
수원시는 2021년 4월 중개수수료와 호출비가 없다는 점을 내세운 '수원e택시'를 출시했습니다. 택시업계가 주도하고 수원시가 개발한 '민관협업 플랫폼'으로 대기업의 독과점을 깨기 위한 대항마로 큰 기대를 받았습니다.
출시한 지 2년도 안 돼 수원e택시 가입자 수가 16만여명을 넘어서는 유의미한 성과도 있었지만, 수원시 인구가 120만명에 육박한 만큼 실질적 가입자 수는 13%에 그쳤다는 아쉬움이 짙게 남습니다.
게다가 수원시에는 경기도청 등 관공서가 다수 밀집해 있어 유동인구가 많다는 점을 비교하면 이용수는 턱없이 적습니다. 또 2년동안 누적 콜 수가 429만여건인데 비해 성공 콜 수는 180건으로, 배차율이 41.2%밖에 못 미칩니다. 지난 2021년 상반기 기준 카카오T 배차율이 62%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수원e택시(사진=수원시)
용인시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시가 직접 운영하는 '용인앱택시'는 지난 2016년 3월 호출 앱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수원e택시와 마찬가지로 호출비가 없습니다. 누적 가입자는 29만560명으로 용인시민의 약 27%정도 가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3년 배차율을 보면 2020년 53%, 2021년 46%, 2022년 30%로 계속 하락해 공공성이 퇴색된 모습입니다.
구리시 역시 매년 9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공액택시 가입 택시기사에 인건비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정작 배차율은 37% 수준이 그칩니다.
공공택시앱 부진 요인 '기술력'
이러한 공공택시앱의 부진 요인으로는 기술력이 첫 손에 꼽힙니다. 카카오T의 경우 지속적으로 배차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승객의 정확한 위치와 근처 택시기사의 빠른 매칭이 핵심입니다.
그러나 공공택시앱의 경우 대기업과 비교해 기술력이 크게 높지 않기 때문에 고도화된 카카오T의 기술력과 비교될 수밖에 없습니다. 배차시간이나 자동결제 시스템 등 아직 부족한 기술이 많습니다.
실제로 공공택시앱을 이용해 본 한 시민은 "택시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그냥 다른 앱을 사용하곤 한다"며 "어쩔 때는 택시기사가 취소한 콜이 나한테 뜨지 않을 때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한 지자체 관계자는 "아무래도 공공택시앱 특성상 대기업 택시앱인 카카오T 등과 비교해 소프트웨어적인 면에서 부족하다"며 "이 때문에 배차 시간이 오래 걸려 배차를 취소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물론 택시기사가 배차를 거부할 수 있는 항목도 있다 보니 배차율이 낮은 것 같다"면서 "공공택시앱이 택시플랫폼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개선점을 보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1일부터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오르고 지하철과 버스 요금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인상될 것으로 알려진 24일 서울역 택시승강장에서 택시가 대기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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