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지난해 암 투병과 생활고에 시달리던 수원 세 모녀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으로 복지 사각지대가 다시금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습니다. 이에 경기도는 복지 사각지대를 메울 수 있는 대책 중 하나로 '명예 사회복지공무원' 제도를 적극 확대키로 결정했습니다.
수원·성남 복지사각지대 문제 반복
지난해 8월 수원시 한 다세대주택에서 60대 여성과 40대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들은 암과 희소병 등 병고에 시달리며 건강 보험료 16개월치를 내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전입신고도 하지 못해 기초생활 수급 등 최소한의 복지서비스도 받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이어 지난달 9일 성남에서도 이와 비슷한 복지사각 문제가 되풀이됐습니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70대 어머니와 40대 딸이 "폐를 끼쳐서 미안하다"는 글을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입니다. 모녀는 일정치 않지만 매달 들어오던 소득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닌 차상위계층으로 구분됐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들은 월세와 공과금은 밀리지 않고 납부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복지사각 문제가 꾸준히 이어지자 도는 이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2018년 도입된 명예 사회복지공무원 확대를 추진합니다.
지난해 8월 23일 오전 이틀 전 숨진 채 발견된 수원 세 모녀가 살던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한 다세대 주택 1층 집 현관문에 엑스자 형태로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사진=연합뉴스)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생활업종 종사자 확대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이란 지역주민들과 접촉이 잦은 통장 등이 위기 상황을 예상되거나 어려움을 호소하는 주민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시·군에 신고 또는 제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도는 지난해 편의점 종사자와 택배원, 가스 검침원 등 생활업종 종사자와 종교인 등을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으로 적극 위촉했습니다. 이에 2021년 3만8000명이던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은 지난해 4만4000명으로 늘었습니다. 올해는 그보다 더 늘어난 5만여명 이상이 위촉될 전망입니다.
지난해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을 통해 발굴된 위기 도민은 9만8000여가구입니다. 발굴된 대상자에게는 공적지원과 민간 지원 등이 연계됐습니다. 이로도 해소되지 않을 경우는 통합 사례관리를 실시해 지속적으로 지원을 추진 중입니다.
이와 더불어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의 책임 의식 및 복지제도 연계 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해 위기가구의 범위, 인적 안전망의 역할 등 상설교육도 도입합니다.
도는 명예 사회복지공무원 확대와 함께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위한 긴급복지 위기 상담 핫라인과 콜센터를 24시간 운영해 복지 상담 및 위기 이웃 제보를 받습니다.
도 관계자는 "어둠 속에 있는 복지 사각지대에 빛을 비추기 위해서는 이웃 주민분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며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으로 활동하길 원하는 분들은 주소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방문하여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기도청 전경. (사진=경기도)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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