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대통령 선거 만 1년이 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검사가 아닌 대통령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지사는 이날 도청 브리핑룸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국민들이 새로운 미래를 위해 투표했을 것인데,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 전개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개선될 여지가 많지 않다는 절박함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습니다.
김 지사는 "지난 대선에 직접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또 그 후에 가치와 철학을 실현에 옮기기 위해 경기도지사가 된 입장에서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민생회복과 경제회복에 정말 안타까운 심경이었다"며 "30년 넘게 경제와 국정 운영을 담당한 사람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어 "민생이 벼랑 끝에 서 있고, 경제는 총체적 위기에 빠져들어 있다"며 "민생복원과 정치복원을 해야 한다"고 3가지 제안에 나섰습니다.
9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민생복원 정치복원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
검(檢)주국가, 권(權)치경제 탈피 강조
김 지사는 "언제까지 검찰수사가 뉴스 1면을 장식하는 세상에 우리가 살아야 하는가"라며 "경기도만 해도 민선8기 출범 이후 열세 차례의 압수수색을 받느라 민생을 위한 도정이 마비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우리 사회에서 이른바 '정순신 사태'는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며 "검사가 추천하고, 검사가 검증한 검찰 출신 인사가 경제를 포함한 정부 안팎의 요직에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권력기관에 기댄 국정운영을 중단하고, 휘두르는 칼을 내려놓고 국민의 상처를 보듬어야 한다"며 "대통령은 이제 검사가 아닌 대통령의 길을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민생회복의 골든타임을 위해 경제정책의 대전환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김 지사는 "서민과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역화폐, 신용보강, 금융지원 등을 확대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짜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재정정책의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건전재정이 중요할 때가 있고 적극 재정이 필요할 때가 있다"며 "지금의 재정정책은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말하면서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는데, 국가의 위기가 왔을 때는 재정을 적극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9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민생복원 정치복원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
일방적 국정운영, 사생결단식 여·야 관계 청산
김 지사는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 연금, 교육 개혁은 여·야의 합의 없인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다"며 "여당은 대통령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야당, 노조, 경제 주체와 대화하며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어제 선출된 신임 여당 대표는 형식과 절차에 구애받지 말고, 대통령과 여·야 대표 사이에 대화의 장을 만들길 바란다"며 "여·야·정은 물론 기업, 노동자, 지자체 등 모든 경제주체가 참여하는 '국가민생경제회의'를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끝으로 김 지사는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으로서 민주당에 "민생위기,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김 지사는 "1년 전 대선에 패배하고 정권을 빼앗긴 그때보다 지금이 더 위기"라며 "원내 제1야당으로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잘못된 것은 비판하면서 정책 정당으로 우뚝 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어 "지금 우리 현실은 짧게 보는 정치가 길게 봐야 할 경제를 힘들게 하고 있다. 국민은 정치가 경제에 봉사하길 원한다"며 "여와 야, 보수와 진보를 떠나 오직 민생복원, 정치복원의 길로 갈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9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민생복원 정치복원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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