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쿠팡이 일본 시장에서 1년 9개월 만에 철수합니다.
니혼게이지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쿠팡재팬은 오는 21일 도쿄도 메구로구와 세타가야구 등 일부 지역에 제공하던 식품 및 생활용품 배송 서비스를 종료할 계획입니다.
쿠팡재팬은 일본에서 최단 시간인 약 10분 만에 물품을 배송하는 '퀵 커머스'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쿠팡재팬은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서비스를 시험적으로 운용한 결과 철수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은 국내와 달리 현금문화, 고령화 등의 요인으로 이커머스 침투율이 낮습니다.
다올투자증권(030210)이 펴낸 리포트에 따르면 일본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소매시장 규모 대비 작습니다. 물판계 기준 2020년 일본 이커머스 시장 침투율은 8.1%입니다.
이처럼 일본의 이커머스 침투율이 낮은 이유는 △현금문화 △고령화 △저성장으로 분석됩니다. 일본의 캐시리즈 결제율은 30%로 낮고, 현금 결제 비중이 여전히 70% 이상을 차지합니다.
2021년 기준 일본의 고령인구 비중은 29.1%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일본의 60~64세 인구의 온라인 쇼핑 이용률도 52.3%로 미국 76.7%, 독일 72.8%, 스웨덴 82.5% 대비 낮습니다. 일본 고령인구의 디지털 활용 능력이 이커머스 시장 침투율 상승을 가로막던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무엇보다도 쿠팡이 일본 시장에서 철수한 배경으로 꼽히는 주요인으로는 △일본 이커머스 시장 경쟁 현황 △국내보다 빠른 비용 증가 속도 △국내와 다른 택배 배송 문화 등으로 요약됩니다.
(사진=쿠팡)
이미 일본 이커머스 시장 내에선 아마존 재팬, 라쿠텐, 야후 재팬 쇼핑, 메르카리, ZOZO 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시장 과점 사업자 위치까지 아마존 재팬, 라쿠텐 등이 선점했기 때문에 쿠팡 입장으로선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일본 물류 시장을 보면 국내보다 비용 증가 속도가 빠릅니다. 소형 화물 물동량 증가로 물류 업체들의 적재율 하락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국내와 일본은 택배를 받는 문화가 다릅니다. 일본의 경우 전체 택배 물량의 11.2%는 재배송 물량이 차지합니다. 고객이 택배를 직접 받지 못하면 재배송하는 문화가 정착됐습니다. 즉 업체로선 비용 부담이 크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에 아마존 재팬과 라쿠텐은 배송 관련 비용을 고정비화하기 위해 자가 물류 설비 투자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본 시장은 상당히 폐쇄적이어서 외국 기업들이 진출해서 성공하기엔 쉽지 않은 곳"이라며 "일본 소비자들은 내수 제품을 쓰는 비중이 높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일본 소비자들은 새로운 것에 대해 두려워하고 잘 선택하지 않는다"라며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혁신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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