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유럽판 IRA' 원자재·탄소중립법 초안 공개…"차별조항 없어"
원자재 소비 65% 이상 특정 3국 수입 제한
원자재법, 유럽 생산기지 있는 배터리 업계 부담
태양광 등 역내 제조 2030년 40%까지 상향
2023-03-17 08:43:50 2023-03-17 08:48:17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유럽연합(EU)이 '유럽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불리는 핵심원자재법과 탄소중립산업법 초안을 발표했습니다. 핵심원자재법은 역내 전략원자재 공급망 강화를, 탄소중립산업법은 친환경 산업 규제 간소화 방안에 대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는 EU가 공개한 핵심원자재법·탄소중립산업법 초안에 대해 "미국 IRA와 달리 역외 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조항이나 현지조달 요구 조건 등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탄소중립산업법 초안에 대해서도 "EU 역내 기업과 수출기업에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16일(현지시간) 핵심원자재법·탄소중립산업법 초안을 발표했습니다.
 
핵심원자재법은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2030년까지 EU의 전략 원자재 소비량의 65% 이상을 특정한 제3국에서 수입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입니다.
 
EU는 이를 위해 역내 대기업 중 전략 원자재를 사용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감사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2030년까지 EU 원자재 소비량의 10% 역내 채굴, 40% 가공, 15% 재활용을 목표로 합니다. 회원국의 오염물질 수집·재활용 관련 조치를 마련한 것입니다.
 
이러한 조항은 폴란드, 헝가리 등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계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산업부는 일단 역내외 기업을 차별하는 조항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EU는 이와 함께 탄소중립산업법 초안도 공개했습니다. 태양광·배터리·탄소포집 및 저장 등 8가지를 '전략적 탄소중립 기술'로 규정하고 관련 산업의 역내 제조 역량을 2030년까지 40% 끌어올리겠다는 내용입니다.
 
EU는 탄소중립 기술 관련 역내 신규 사업에 대해서는 허가 기간이 최대 18개월을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해 행정 절차를 간소화한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EU 내에서 관련 공공조달 입찰을 심사할 때 특정국 부품 의존도 65% 초과 여부와 지속가능성을 고려하겠다고 했습니다.
 
두 법안은 EU 집행위원회 초안인 만큼 향후 유럽의회·각료이사회 협의를 거쳐야 해 입법 과정에 1∼2년이 소요될 것 예상됩니다.
 
정부는 법안의 업종별 영향과 세계무역기구(WTO) 규범 위반 여부를 분석하고 구체적인 대응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입니다. 우리 기업의 부담은 최소화하고 기회요인은 극대화할 수 있도록 EU 당국과 협의를 지속한다는 방침입니다.
 
산업부는 그간 EU에 핵심원자재법이 역내와 역외 기업에 투자·인허가·인센티브를 차등 적용하지 않아야 하고, 현행 노동·환경 규범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해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두 법을 상세히 분석해 업계에 미칠 위기 및 기회 요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자 다음주 기업 간담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는 EU가 공개한 핵심원자재법·탄소중립산업법 초안에 대해 "미국 IRA와 달리 역외 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조항이나 현지조달 요구 조건 등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티에리 브레튼 유럽연합(EU) 내부시장담당 집행위원이 16일(현지시간) 브뤼셀 EU 본부에서 열린 집행위원회 회의 후 기자회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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