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69시간' 오해·왜곡?…"MZ 국한 말고 국민 목소리 들어야"
'주 69시간제' 반발 거세지자 MZ의견 청취 릴레이
전 세대 의견 수렴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와
저출산 위기 대응할 개선책 요구 목소리도
2023-03-20 06:00:00 2023-03-20 07:51:35
[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주 69시간제'을 둘러싼 반발 여론이 이어지고 있지만 '오해와 왜곡'이라는 여당의 여론전으로 또 다시 된서리를 맞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MZ노조 등 청년층을 중심으로만 의견 청취 릴레이에 나서고 있는 고용노동부의 액션 행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특정 세대의 목소리를 국민 전체의 의견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지적입니다.
 
19일 <뉴스토마토>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MZ세대에만 국한하지 말고 국민 전체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견해가 나옵니다. 
 
19일 <뉴스토마토>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MZ세대에만 국한하지 말고 국민 전체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견해가 나옵니다. 사진은 직장인들이 출근하는 모습.(사진=뉴시스)
 
고용노동부는 지난 16일 '2030 자문단 간담회'를 개최하고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습니다. 자료에는  MZ세대가 주69시간제에 우호적인 듯한 내용으로 표현하는 등 정부에게 유리한 의견만 수용한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근로자 의지가 아니라 회사에 의해 연장근로를 하게될 것", "몰아서 일한 만큼 제대로 쉴 수 있는 제도가 시행될 것이라는 국민의 믿음을 얻어내는 것이 우선"이라며 따가운 목소리가 잇따랐습니다. 
 
아울러 특정 세대의 목소리를 국민 전체의 의견으로 받아들여서는 조언도 나옵니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노동시장에서 MZ세대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들이 노동시장의 전부는 아니다"라며 "노동시장에는 다양한 구성 요소들이 있고 직종별 차이도 크다. 다양한 분야에서 근로시간 변화가 어떤 파급을 가져올지 의견수렴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유선 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MZ세대는 워라밸을 중시하고 자기 생활을 가지려는 집단이다. 노동시간을 연장한다면 이들은 부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는 건 예견돼 있었는데 이제와서 새삼스럽게 깨달은 것처럼 간담회 등을 여는 건 다소 이해가 떨어지는 것"이라며 "특정한 노조, 협의회가 전체를 대변하는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것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통계청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2022년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합계출산율은 0.78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사진은 국내 합계출산율 그래픽.(그래픽=뉴스토마토)
 
특히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처음으로 0.7명대를 기록하는 등 '저출산 위기'를 대응하기 위한 고용시장 개선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통계청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2022년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으로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그동안 장시간 노동으로 여가나 자기 생활, 가족관계 등에 소홀했으니 그걸 벗어나기 위해 지난 정부에서 주52시간 상한제를 시행한 것"이라며 현 정부가 노동 개혁 핵심 중 하나로 탄력적인 연장근로를 운영하겠다는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노동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족친화적 삶이 불가능해지고 젊은 세대를 결혼, 출산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워라밸 균형이 무너진 나라에서 근로시간이 더 길어지면 저출산 현상은 자연히 심해질 것이다. 출생률을 높일 수 있는 고용시장 개선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세종=김유진·조용훈 기자 y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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