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적 반복되는 한국타이어 화재…완성차업계 대체자 찾는다
2002년, 2014년, 2023년 대형 화재 발생
완성차에 타이어 공급 못하면 향후 관계 '악영향'
기아 레이, 금호·넥센타이어 대체 움직임
2023-03-20 16:00:18 2023-03-20 17:19:21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반복되는 화재 사고에 한국타이어의 입지가 위태롭습니다. 최근 발생한 대전공장 화재로 타이어 생산이 중단되자 완성차업계는 한국타이어 제품 공급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타이어를 공급 받기로 계약한 일부 완성차업계에서는 대체자 찾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 2002년과 2014년에 이어 올해 대형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물류창고에 적재된 21만개의 타이어가 불에 탄 것으로 최종 집계됐습니다.
 
이번 화재로 아직까지 공장 재가동 시기를 예상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생산 재개 예정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대전공장은 생산 제품 가운데 65%를 수출하고, 나머지 35%를 국내 완성차 업계에 공급해왔습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모습(사진=뉴시스)
 
문제는 완성차에 타이어를 제때 공급하지 못해 출고가 늦춰질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출고가 늦어지게 되면 손해배상 문제와 더불어 향후 완성차업계와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대다수 차종의 타이어 공급사를 복수로 두고 있습니다. 이번 화재와 같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는 것입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타이어 제품의 재고를 먼저 반출하고, 완전히 소진되면 넥센타이어 제품을 대체 투입해서 생산하기로 했습니다.
 
아산공장에서 생산하는 현대차 신형 그랜저도 한국타이어 재고 소진 시 대체품으로 금호타이어 투입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랜저는 인기 차종인 만큼 한국타이어 외에도 금호와 넥센타이어 등 총 4개사에서 타이어가 공급되고 있어 이번 화재로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기아 레이의 경우 내수 시장에만 판매되기 때문에 복수 제조사의 타이어가 공급하지 않고 앞서 계약한 한국타이어만을 공급사로 두고 있어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입니다. 레이 내수 판매량이 제한적인 만큼 아직 재고는 여유로운 상황입니다.
 
이밖에도 다음 달 개막을 앞둔 '슈퍼레이스'에 참가할 팀들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모터스포츠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가 후원 중인 레이싱팀 아트라스비엑스모터스포츠가 올해 CJ슈퍼레이스에 불참을 결정했습니다. 레이싱용 타이어 제품 공급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시즌 내내 타이어를 받을 수 없어서 입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모습(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타이어 공급에만 차질이 생기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신뢰문제도 얽혀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자동차 제작사와 타이어 회사는 계약 관계로 이뤄져있기 때문입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타이어 제작사에서 불이 나는 등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면 자동차 제작사에서는 항상 불안하다"고 말했습니다. 자동차 제작사 입장에서 차는 다 만들어졌는데 타이어가 없어서 출고를 못나가면 심각한 영업 손실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김 교수는 "이미 자동차 제작사와 타이어 제작사들간 손해배상 등도 계약조건에 명시돼 있지만,  다음에 계약할 때 영향을 분명히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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