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2년전인 2021년 사전청약 완료 이후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과 이를 의식한 신상진 성남시장의 '사업 재검토' 발언으로 혼선을 빚어왔던 '성남복정2지구'의 신혼희망타운 본청약이 끝내 2025년으로 미뤄졌습니다.
현안을 직접 챙기겠다 나섰던 신 시장의 움직임이 사업 지연으로 이어지면서, 본청약만 기다리던 신혼부부들에게 당혹감을 안겨주게 됐습니다.
성남복정2지구. (사진=LH 홈페이지 갈무리)
국토부 "복정2지구 철회 불가"
26일 LH와 성남시에 따르면 성남시 복정2지구 본청약이 2025년 5월 이후로 전면 지연됐습니다. 사업진행 상황에 따라 이보다 더 뒤로 밀릴 가능성도 높게 됐습니다.
성남복정2지구는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81-1일원 9만176㎡ 부지에 1000여세대 규모의 공공주택을 건립하는 사업으로 2021년 10월 말 1026세대 중 632세대를 대상으로 사전청약을 완료했습니다.
그러나 사전청약 이후 계속된 민원에 사실상 사업은 중단됐습니다. 복정2지구에 들어설 일부 아파트 건물이 근처 초중학교와 불과 15~2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안전을 해칠 수 있다는 학부모들의 민원과 영장산을 훼손해 아파트를 지어 녹지공간을 훼손한다는 민원이 지속 돼 LH에서 설계변경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성남복정2지구 내 43%가량의 성남시유지가 LH에 매각되지 않았다는 점도 본청약이 미뤄진 이유 중 하나입니다. 신 시장 역시 복정2지구 공공주택 건립 사업에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신 시장은 국토부에 복정2지구 공공주택 사업 전면 재검토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국토부에서 "이미 632가구가 청약돼 철회 불가"라는 답변을 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토부의 결정에 따라 성남복정2지구의 사업이 다시금 속도가 붙는 듯 했으나 LH 측에서 이달 성남복정2지구 신혼희망타운 사전청약 당첨자들에게 본청약 지연 안내 공문을 보내면서 해당 사업이 안갯속으로 빠져 들었습니다.
LH "시유지 보상 지연에 본청약도 지연"
공문에는 "성남복정2지구 A1블록은 환경, 안전 등 지역주민의 사업추진 반대 민원과 사업지구 내 손실보상, 토석채취반출 등 사업 선행일정의 차질로 불가피하게 지연돼 본청약 일정이 사업선행 일정 완료 이후인 2025년 5월 이후로 연기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 적혀 있습니다.
즉 본래 2025년 완료 계획이던 신희타 사업이 2025년 재개된다는 뜻입니다.
복정2지구에 당첨된 이모(36)씨는 "신혼희망타운에 당첨돼 정말 운이 좋은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진행된 게 아무것도 없어 이젠 운이 좋았던 건지, 안 좋았던 건지 알 수가 없다"며 "매달, 매년 일정이 미뤄져서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허송세월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본청약 지연과 함께 지난해 5월 착공했던 공사도 미뤄져 사실상 완공이 언제쯤일지 LH조차 가늠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LH관계자는 "복정2지구 안에 시유지가 있는데, 시유지 보상과 관련해 시와 협의가 안돼 본청약도 지연되는 것으로 확인이 됐다"며 "본청약이 지연되는 만큼 공사 일정도 지연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시유지 보상이 (빨리)해결돼도 현재 지연된 본청약 일정이 앞당겨지긴 어려울 것 같다"며 "시유지가 빨리 보상되면 현재 지연된 일정(2025년 5월)대로는 아마 추진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성남시 "사유지 매각 위해 민원 해결이 선행돼야"
성남시는 시유지 매각을 위해선 민원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성남시 관계자는 "(성남복정2지구) 주변에 민원인들이 많이 반대 하고 있고, 주민들의 의견 일치가 안 돼 곤란한 입장"이라며 "LH와 협의를 안 한다기보다는 주민 민원 해결이 안 되니까 그런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민원을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학부모 연합회에서 거리가 가까워 학생들 안전이 위험하다 해 그 부분을 협의해 LH에서 설계변경에 들어갔다"며 "이런 주민 민원사항을 계속 협의해 반영시켜서 진행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혼희망타운. (사진=LH 홈페이지 갈무리)
성남=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