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세종시 집값이 전국에서 홀로 상승세를 보이며 일대 수요층의 기대심리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세종시 일대는 지난해 전국 하락률 1위를 기록할 만큼 낙폭이 가장 컸던 지역입니다. 이에 따른 시세 바닥 인식이 형성되고 정부의 연이은 연착륙 방안도 맞물리면서, 타 지방과 달리 성장 여력이 있는 세종시의 투자 수요 유입이 조금씩 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세종시가 대세 상승기로 전환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당분간 손실된 시세를 메우는 수준의 오름세는 이어지겠지만,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부정적 변수가 많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3일 한국부동산원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0.09%로 2주 연속 상승했습니다. 앞서 1주 전인 3월 20일에도 세종시는 0.09%를 기록했는데요, 전국 17개 시·도 중 집값이 상승 반전된 곳은 세종시가 유일합니다.
불과 작년만 해도 세종시는 1년간 누적 -16.74%를 기록하며,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거래량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올해 1분기 세종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232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617건보다 2배가량 증가했습니다.
이처럼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반등한 것은 최근 수년간 집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시세가 바닥에 근접했다고 판단한 수요층이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세종은 타 지방 지역과는 다르게 투자 수요의 구미를 당길만한 요인이 많다는 분석입니다. 정부세종청사를 보유한 상징성이 있고 아직 개발 여력도 남아있다는 이유죠.
현장에서의 실거래 상승세도 뚜렷한 모습입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세종시 도담동 '도램마을 10단지(호반 어반시티)'의 경우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6억8000만원까지 실거래됐습니다. 이 단지는 1월만 해도 5억8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는데요, 2개월 만에 1억원이나 급등했습니다.
또 세종시 새롬동 '새뜸마을 2단지(메이저 시티)'는 전용 59㎡가 지난달 4억6500만원까지 거래됐는데요, 이 단지는 1월만 해도 3억9800만원이었습니다. 2개월 새 7000만원 가깝게 뛴 셈입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방 소재의 적지 않은 도시들은 인구 감소에 따른 소멸 위기가 언급될 정도로 주택 시장이 침체돼 있지만, 세종시의 경우는 행정 중심지라는 상징성이 있고 아직 개발 여력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분석했습니다.
권 팀장은 "세종시는 최근 수년간 집값이 많이 빠졌는데, 매수자들 사이에서도 이 정도면 '내릴 만큼 내렸다'는 인식이 형성되며 접근하기 시작한 상태"며 "시장이 회복되는 흐름으로 볼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당분간 오름세가 이어질 것 같다. 다만 경기 침체, 고금리 등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아 과거처럼 급등세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세종시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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