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가운데) 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당 정책조정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윤석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사적 지원 가능성 발언을 당장 공식 철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는데 또다시 우리나라와 국민 전체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위험천만한 입장을 천명한 것"이라며 "미국이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과 김성한 전 안보실장 간의 대화를 도청한 것은 명백한 사실로 확인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한국이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어길 수 없으니 공식적으로 해당 정책을 바꾸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던 이 전 비서관의 말 그대로 윤 대통령은 입장을 완전히 바꿨다"며 "'대통령의 워싱턴 국빈 방문과 우크라이나 살상 무기 제공에 관한 입장 변경이 겹치면 국민이 두 사안 간에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여길 것'이라던 김 전 안보실장의 우려 또한 현실화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어제 러시아 대통령실은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은 전쟁 개입에 해당한다'고 밝혔고, 러시아 외무부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떠한 무기 제공도 반 러시아 적대 행위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며 "군사적 지원이 시작되면 당장 우리 기업부터 직격탄을 맞게 된다. 거듭 강조했듯이 러시아 현지에 법인을 두고 있는 우리 기업만 현대차, LG전자, 삼성전자, 팔도 등 160여 개가 넘는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외교 안보 문제일수록 제발 신중에 신중을 기하라고 거듭 촉구했건만, 자칭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는 윤 대통령은 우리 기업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전에 공식화했어야 할 것은 군사지원 가능성 시사가 아니라, '분명한 불가 원칙 고수'여야 했다. 이미 우리 국민은 동맹국 미국의 도청으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며 "그런데 윤 대통령은 회담 시작도 전에 또다시 미국 요구를 그대로 따르며, 스스로 운신의 폭만 좁혀놓았다. 국빈 대접에 화답하느라, 미국이 원하는 선물만 한 보따리 안길 셈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이와 함께 "27일 본회의에서 양 특검법(김건희 특검법·대장동 50억클럽 특검법)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과 함게 직회부된 민생법안들의 처리를 위해 국회법 절차대로 나서겠다"고 했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장외에선 '할 말, 못할 말' 다 쏟아내는 여당이 요구한 현안질의를 받겠다는데도, 일언반구도 없다"며 "대신 의결정족수가 안되는데도 일방적으로 소위에 회부했던 방송법은, 본회의 직회부를 앞두고 어제 2소위를 단독으로 열어 억지 공청회를 일방 강행했다"며 "정작 거리에 현수막까지 내걸었던 '스토킹 처벌법' 등 법사위 1소위에는 민생현안이 쌓여있지만, 정작 국민의힘이 논의를 막아 열리지도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여당이 엉뚱한 데 힘을 쏟으며 긴급한 현안을 외면하는 지금 이 시간에도, 고달픈 ‘민생위기’는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전세 사기 피해에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고, 연일 치솟는 물가와 반도체 업황 부진에 무역수지마저 1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민생경제 그늘은 깊어만 간다"며 "양 특검법과 민생법안 처리 그리고 법사위 정상화에 시간을 끌수록, 국민 고통만 가중될 뿐이다. 민주당은 조속히 정의당과 공식 협의를 통해 동의하는 야권과 함께 반드시 양 특검법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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