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체제 3년차. 현대차그룹이 프리미엄 브랜드로 우뚝 섰습니다. 전기자동차 경쟁력을 단기간에 글로벌 수준으로 격상시킨 데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 위기에도 유연하게 대처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지난 2020년 10월 정 회장 취임 후 전동화에 속도를 낸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684만5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토요타그룹,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처음으로 글로벌 완성차 판매 3위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대부분 전년 대비 판매량 역성장을 겪으며 고전했지만, 현대차그룹은 오히려 전년 보다 2.7% 증가하며 톱3에 이름을 올린 것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앞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현대차그룹이 처음으로 글로벌 톱3에 오른 데는 고급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선전과 함께 정 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퍼스트 무버는 전동화 전환시대에 남들보다 한발 앞서겠다는 전략인데요. 전기차 판매에 있어 가성비 차량이 아닌 프리미엄 전기차를 판매하면서 현대차그룹이 프리미엄 브랜드로 설 수 있었던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고 기술을 개발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올해도 자동차 외 다양한 영역에서 퍼스트 무버의 길을 걸을 전망입니다.
지난 11일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조원을 투자하기로 발표했습니다.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EV6 등으로 전기차 분야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내온 정 회장의 퍼스트 무버 전략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차 아이오닉6. (사진=현대차)
특히 지난해에는 아이오닉5가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수상했으며, 아이오닉6도 최근 '2023년 올해의 자동차'를 수상했습니다. 기아 EV6 역시 '2023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되는 등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전기차들이 각종 상을 휩쓸었습니다.
전기차와 제네시스 브랜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까지 호조를 보이며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점유율 10%를 넘겼고, 유럽에서도 9.4%로 역대 최고 점유율을 달성했습니다.
다만, 이제부터가 시험대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EV6 등이 히트를 쳤던 만큼 앞으로 이들의 뒤이을 후속 히트작을 들고 나올 수 있느냐가 정 회장의 '퍼스트 무버'의 실현 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될 것으로 전망 됩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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