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 교수들의 견해는 '1%대 턱걸이'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 1% 성장에도 못 미칠 수 있다'는 세간의 전망과 달리 작년 좋지 않았던 경제 상황을 고려한 기저효과가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1%대 턱걸이' 전망이든 '제로 성장'이든 하반기 불안요인이 상존한 만큼, 반등 요인은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10일 <뉴스토마토>가 경제 교수 4인을 대상으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에 대한 의견을 종합한 결과, '1%대 성장률'을 전망했습니다. 애초 기대했던 ‘상저하고’ 흐름이 아닌 ‘상저하저’의 장기침체로 치달을 수 있다는 진단도 내놨습니다. 반도체 수출 부진과 더불어 중국의 리오프닝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크지 않아, 반등 요인이 딱히 없다는 얘기입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성장률이 1% 초반대로 떨어질 우려도 있다"며 "전반적인 경기 회복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성 교수는 "중국 경제와 미국 경제를 연결하는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서 우리가 수혜 보는 부분이 많이 있었는데, 미중 갈등 때문에 그 부분이 상당히 약화됐다"면서 "중국 리오프닝 등 중국 경기가 살아나더라도 효과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크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코로나가 지나면서 중국이 자체 생산적인 요소들이 많이 생겼다. 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활동은 늘어났지만, 우리로부터 대규모 수입을 해가는 부분들은 지금 많지 않다"며 "자동차가 수출이 비교적 됨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출이 워낙 약화되면서 상당히 타격을 입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기본적으로 수출이 상당히 어렵다. 상저하고로 보기도 현재 상황에서는 조금 어렵다.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 다행"이라고 전망했습니다.
10일 <뉴스토마토>가 경제 교수 4인을 대상으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에 대한 의견을 종합한 결과, '1%대 성장률'을 전망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빼면 전 산업에서 대중국 수출이 줄었다. 대중국 경제수지 흑자 규모도 미미하다"며 "반도체 회복되지 않는 한 조선, 철강, 자동차 모든 산업이 경쟁 상태이다. 중국과는 구조적으로 경쟁 관계로 들어선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양 교수는 "하반기 불안요인은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로 발생한 유가, 곡물가 등이다. 전쟁 진전 양상에 따라 악화할지, 나아질지 달려있어 하반기 경기를 쉽게 점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공공요금 관리도 한계에 부딪힌 상황으로 전기요금도 정상화 수준을 밟을거고 에너지 가격이 들썩이게 되면 여러 문제 생길 여지가 있다. L자형은 아니지만 장기간 답답한 경기 흐름을 보일 것 같다"면며 "물가가 안정되고 서서히 금리가 정상화되고 중국이 회복 국면에 들어가 반도체 수출이 정상에 들어가면 나아질 국면은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지난 10월에 자금경색을 많이 완화시켰고 은행 쪽은 우리가 튼튼한 상황이라, 몇 가지 위기가 터진대도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현재로서 1% 이하 성장률을 기록할 확률도 크진 않다. 1% 이상은 달성하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반기가 워낙 안 좋아서 상반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반기 나아질거란 예상이지만, 그렇게 좋아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진단했습니다.
강 교수는 "중국이 리오프닝을 하더라도 중국 경기가 크게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도 않고 중국과의 관계 회복도 쉽지는 않다"며 "중국 관계를 고려했을 때 수입·수출이 예전처럼 늘어나진 않을 것 같다. 단지 관광객들이 들어오면 국내 소비효과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 교수는 "내년은 되야 이자율 인하 얘기가 나올 것 같고 우크라이나 전쟁도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아 올해는 반등 요인이 전혀 없다"면서 "연 1% 성장도 어렵다는 의견도 있지만, 작년 너무 안 좋아서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올해 성장률은 1%대는 나올 것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홍우형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뚜렷한 돌파구가 안 보여 하반기 경기도 좋을 것 같지 않다. 하반기 좋아지려면 수출 경기가 살아나야 하는데, 반도체가 휘청거리고 자동차 수출만 괜찮은 상황이라 낙관적으로 보기 힘들다"고 예상했습니다.
홍 교수는 "경기가 반등하려면 에너지가가 떨어져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지 않고 미국 경우는 안정세를 찾아가서 긍정적 부분이긴 한데 아직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부분이 딱히 보이는게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중국 경기도 아직은 좋아 보이지 않고, 중국과의 관계도 풀리지 않을 것 같아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며 "그나마 물가상승은 멈춰서 1%대 성장률은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10일 <뉴스토마토>가 경제 교수 4인을 대상으로 올해 한국 경제성장에 관한 의견을 종합한 결과, 1%대 성장률을 전망했습니다. 사진은 컨테이너 쌓여가는 부산항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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