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석유화학 4사, 에틸렌 시황 부진 겹치며 공장가동 일시정지
LG화학·HD현대케미칼·한화토탈에너지스·여천NCC 정기보수
내달 생산 재개 일정 겹쳐 수요자 주문 멈추고 관망세
에틸렌 수익성 감소에 기저효과도…당분간 시황 약세 지속 전망
2023-05-25 10:26:10 2023-05-25 15:37:50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국내 석유화학 에틸렌 제조사 7개 중 4개가 정기보수 이유로 가동중단 상태인 것이 파악됩니다. 이를 통한 생산량 감축으로 나머지 3개사는 반사이익을 볼 수 있지만 애초 에틸렌 시황 부진으로 생산량 조절에 들어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HD현대케미칼, 한화토탈에너지스, 여천NCC의 에틸렌 생산시설이 정기보수차 가동을 멈춘 상태입니다. 이들은 정기보수 일정이 겹쳐 재가동 시점도 대략 내달 초중순쯤으로 수렴됩니다. 다만 HD현대케미칼은 예정에 없던 보수일정이 섞여 재가동 시점도 불투명합니다. 국내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 등 여타 에틸렌 제조사들은 이로 인한 공급감소효과를 볼 수 있지만 시황 부진에 따른 수익성 감소 우려가 더 큰 실정입니다.
 
LG화학 석유화학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에틸렌은 광범위한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로 ‘산업의 쌀’로도 불립니다. 이런 에틸렌은 석유화학제품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수요 회복세가 더뎌 시황이 저조합니다. 통상 업계는 제품 수익성이 저조해 팔수록 적자가 커질 경우 또는 구매 주문량이 적어 재고가 쌓일 경우 정기보수 일정을 조정, 생산량을 줄입니다. 에틸렌 제조사들의 재고는 전반적으로 전년동기보다 증가한 수준입니다.
 
에틸렌 가격 스프레드(원료와 가격차)는 손익분기점 근처에서 오르내리며 제조사에 따라 때때로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에틸렌 제조사들이 공장 가동률을 대체로 낮게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원료인 나프타 수입가격 대비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 4월 톤당 200달러대로 복귀했지만 전년동월보다 낮은 기저효과가 나타납니다. 이달 들어 에틸렌 가격은 더욱 약세를 보입니다. 연초부터 스프레드는 100달러대에 머물며 회복이 더뎠습니다. 재작년 500달러대도 넘었던 호황기를 지나 작년 하반기부터 100달러를 밑돌기도 하는 등 시황 침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장에선 수요 관망세가 짙어 에틸렌 거래 자체가 많지 않습니다. 중국 등 아시아 제조사들의 신증설이 겹쳐 공급이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수요자들의 주문을 주저하게 만들었습니다. 국내 에틸렌 설비들이 정기보수를 끝내고 내달 생산을 재개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대기수요까지 시황에 부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중국에서도 내달부터 신규 에틸렌 설비가 준공을 마치고 가동에 들어갑니다.
 
업계 관계자는 “에틸렌 연관 제품 수요가 전반적으로 부진해 가격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형편”이라며 “중국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당분간 시황 약세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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