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세계화·식은 수출엔진…"민간소비 성장으로 보전해야"
세계 교역 둔화…수출주도형 성장모델에 '악재'
교역환경 갈수록 악화…미·중 패권전쟁 등 여파
"민간소비·수출 동반 견인하는 성장체제 전환 필요"
2023-05-25 15:11:12 2023-05-25 17:43:23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세계 교역량 둔화 여파로 한국의 수출주도형 성장엔진에 경고등이 들어오면서 대비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 심화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제공조와 수출 성장기여 하락을 민간소비 활성화로 보전할 수 있는 동반 견인 체제 전환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25일 산업연구원이 공개한 '제2차 세계화의 종언과 한국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0년부터 2007년 사이 한국의 수출증가율은 경제성장률 대비 2배 이상 높게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한국의 수출증가율은 경제성장률을 밑도는 수준입니다.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면 경제성장률 대비 1%포인트 이상 낮습니다. 세계화 종료 흐름이 한국의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최근 미국은 자유무역을 내세우며 세계화를 주도했던 1990년대의 워싱턴 컨센서스를 수정하는 등 사실상의 세계화 종료를 선언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을 견제하는 큰 틀에서 미국의 첨단산업 기반 구축, 동맹·파트너국과 안정적 공급망 확보 등을 새로운 전략으로의 노선 변경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의 수출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표는 수출증가율 및 경제성장률 변화.(표=뉴스토마토)
 
특히 해당 보고서에는 미·중 갈등과 선진국의 보호주의적 산업정책이 강화돼 향후 세계교역 환경이 지금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미·중 갈등이 세계경제의 탈동조화(디커플링)로 이어질 경우 세계경제와 교역은 더욱 침체될 것이라는 경고입니다.
 
문제는 미·중에 교역비중이 높고 중간재 수출 비중이 큰 우리나라 특성상 이같은 변화는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주요 국제기구들의 연구결과를 보면 세계경제의 전면적 디커플링이 발생할 경우 세계 국내총생산(GDP)을 최대 7%, 관련국 GDP를 최대 12% 감소시키는 등 심각한 충격이 미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교역환경 악화를 막기 위한 국제 공조 노력과 민간소비와 수출이 동반 견인하는 성장체제로 전환이 시급하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이를 위해 세계경제 디커플링이 한국의 이해관계에 부합되지 않음을 명확히 하고 자유롭고 비차별적인 국제교역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국제 공조 노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민간소비와 수출이 우리 경제 성장을 동반 견인하기 위한 체제 구축도 시급합니다.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GDP 중 민간소비의 비중이 낮습니다. 즉, 민간소비를 증가 시킬 여지가 크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강두용 선임연구위원은 "2010년대 중반 이후 한국 수출은 더 이상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경제성장에 못 미치는 수출증가율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잠재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출의 성장 기여 하락을 내수, 특히 민간소비의 증가가 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민간소비와 더불어 향후 상당기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관련 투자의 활성화도 요구된다"고 조언했습니다.
 
세계 교역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우리나라의 민간소비와 수출이 동반 견인하는 성장체제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사진은 부산 남구 감만부두.(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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