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이 지난 18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미국과 중국이 물밑 대화를 이어가는 가운데 북한이 한반도 안보 상황에 직결되는 군정찰위성 발사를 일본에만 통보하고 한국에는 알리지 않았습니다. 한국만 패싱당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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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9일 오전 “오는 31일 0시부터 다음 달 1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일본 해상보안청에 통보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서해·동중국해·필리핀 제도 루손 섬 일대 등 3개 해역에 대해 항행 경보를 내렸습니다. 위성 발사 시 단 분리된 추진체들이 떨어질 것으로 춪정되는 해역입니다.
북한은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 조정국인 일본에 통보하면서, 위성 발사 전 최소한의 규범을 의식한 통보 조치를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은 IMO 회원국으로서 회원국 선박들의 항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사일이나 위성 발사 전에 기구와 관련국에 사전 통보 의무를 지켜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IMO의 회원국 중 하나이자, 군정찰위성 발사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인접국 한국에 별다른 통보를 하지 않았습니다.
양기호 성공회대학교 일본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에 “IMO 조정국인 일본에 통보했기 때문에 완전히 패싱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북한이 한국에 (외교적인 관점에서) 사전에 이야기해 줄 수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패싱 당했다는 게 일부 성립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일본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북일 정상회담을 위한 고위급 협의를 제안하자, 북한은 납치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장 선회를 전제하면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면서 이목이 집중된 바 있습니다. 북한이 한국의 대화 촉구에도 단절 수순을 밟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장면입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한국과 미국, 일본은 북한과의 대화의 문이 열려있음을 일관되게 발표한 바 있다”며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6일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국가우주개발국을 찾아 정찰위성 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 지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를 두고 "군사 기술력을 획기적으로 상승시키기 위한 중대 사업 실천 과정"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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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북한이 IMO 조정국인 일본에 통보한 그 자체만으로도 IMO와 회원국들에 통보한 것과 동일하다는 반론도 나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는 “북한은 일본이 동북아 지역의 IMO 조정국이라 통보를 한 것”이라며 “원래 IMO 시스템이 개별 국가에 일일이 통보를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북한은 IMO에도 공식적으로 통보하지 않았습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저희가 IMO 통해 확인한 바로는 아직까지 IMO는 북한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발표한 것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IMO 회원국들 역시 개별 통보를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발사 전 사전 통보 의무 이행 현황을 보여주는 안전 항법(Safety Navigation) 고지 사이트로 상황을 인지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아직까지 고지 사이트에 통보하지 않았는데요. 다만, IMO 측은 북한이 IMO와 국제수로기구(IHO)에서 관장하는 무선항행경보시스템(NWS)을 통해 통보한 사실은 확인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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