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케이팝, 하이브 돌발 악재 영향은
입력 : 2023-06-02 06:03:03 수정 : 2023-06-02 06:03:03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 단체활동 잠정 중단 사실을 미리 알고 주식을 매도한 하이브 직원 3명이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자본시장법상 내부자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는 형사 처벌 대상으로, 하이브 측의 불투명한 정보 공개 방식이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앞서 금융감독원(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내부자 정보를 활용해 주식을 매매한 하이브 직원 세 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지난 26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문제의 하이브 직원 3명은 방탄소년단의 그룹 활동 잠정 중단이란 악재성 정보를 미리 알고 해당 정보가 대중에게 공표되기 전 보유 주식을 매도했습니다. 총 2억3000억원의 손실을 회피했습니다. 개인 기준 손실 회피 최대 액수는 1억 5000만 원입니다. 내부자의 미공개정보 이용은 자본시장법 제174조 위반에 해당합니다.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사진=뉴시스
 
음악 업계에서는 일찍부터 BTS 단체 활동 중단이 상장사인 하이브에 심각한 악재라는 판단이 있었습니다. 2021년 기준 하이브 영업이익 1903억 원(연결 기준) 중 BTS 소속 레이블 빅히트 뮤직 비중이 1160억 원으로, 67%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하이브의 실질적인 캐시카우인 BTS의 공백기는 실적의 크나큰 리스크로 예견돼 왔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BTS가 9년 만에 단체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뒤, 하이브의 주가는 급락했습니다.
 
단체 활동 중단 발표 다음 날 주가가 전일 대비 24.87%가 급락했고, 장중 하한가인 30%에 가까운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기관은 단 하루 만에 무려 3138억 원을 팔아치웠고, 하이브는 결국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습니다. 시가총액 역시 하루 만에 약 2조 원이 증발했습니다. 폭락한 하이브 주가는 2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어느 정도 회복된 상태입니다.
 
당시 하이브는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 정보를 공시 또는 공식 발표가 아닌 소셜미디어(SNS) 영상을 통해 공개해 투자자들의 혼란을 키웠단 비판도 받았습니다. 당시 영상은 공개 3주 전쯤 촬영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사진=뉴시스
 
이번 문제는 향후 하이브를 비롯 대형기획사의 관련 시스템 부재 우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금감원이 공식 입장을 통해 밝힌대로, 상장 연예기획사의 경우 핵심 아티스트의 활동 계획이 주요 경영 사항으로 회사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관련 정보가 적시에 올바른 방법을 통해 일반투자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동시에 임직원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등 업계 위상에 걸맞은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다만, 이번 악재는 하이브를 비롯한 K팝 시장 전반에 일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아직은 지배적입니다. 해외 음반 레이블과 꾸준한 협업 소식과 BTS 공백을 메울 K팝 기대주들의 잇따른 음반 발표, 플랫폼 신서비스, AI기술 프로젝트 등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이브에서는 지코가 수장으로 있는 하위레이블 KOZ엔터의 신인 그룹 '보이넥스트도어'를 비롯해 유니버설뮤직그룹(UMG)과 협업한 미국 현지 걸그룹에 대한 관심이 낙관적인 시장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BTS 멤버들의 솔로를 비롯해 세븐틴과 엔하이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르세라핌 등의 앨범 판매, AI 프로젝트가 향후 실적 호조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미국 리퍼블릭 레코드와 전사적 차원 전략적 협업 체결을 발표했습니다. 경영권 분쟁 등으로 내홍을 겪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엔터테인먼트)도 ‘SM 3.0’을 준비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자율적인 전문 프로듀싱 체제 도입과 메타버스향 영상 콘텐츠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BTS 단체 활동 중단이 상장사인 하이브에 심각한 악재라는 판단은 애초부터 나왔다. 사진=빅히트뮤직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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