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지난해 말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내일채움공제)'가 일몰되고 올해부터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플러스(내일채움공제플러스)'가 시작됐지만 가입자 수가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치고 있습니다. 가입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그만큼 대상자가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인데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올해 5월말 기준 내일채움공제플러스 신청자 수는 2726명에 불과합니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진공은 지난 2월 말부터 내일채움공제플러스 가입자를 모집했습니다. 내일채움공제플러스 목표 인원이 연간 1만5000명인 것을 감안하면 3개월 넘는 시간 동안 18.2% 수준밖에 목표치를 채우지 못한 셈입니다. 이런 추세라면 목표 인원 1만5000명 달성이 어려워 보입니다.
내일채움공제플러스는 내일채움공제의 후속사업으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청년들의 장기재직과 자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된 사업입니다.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의 경우 지난 2018년 신설돼 지난해 사업종료까지 총 15만7000명이 가입한 바 있습니다. 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한 중속기업 청년근로자들은 5년 근로 후 3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었기에, 청년 근속 유지에 도움이 된 제도로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내일채움공제플러스의 경우 예산이 줄어들었고 가입조건이 강화됐습니다. 업종이나 인원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던 내일채움공제와 달리, 내일채움공제플러스는 제조업·건설업, 5인 이상 50인 미만 중소기업으로 한정됐습니다. 연소득도 제한해 6개월 이상 재직 중인 청년근로자 중 연소득 3600만원 이하만 가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가입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축소한 대신 총 적립액은 3000만원에서 18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청년 근로자라면 비교적 가입 조건이 느슨했던 내일채움공제와 비교해 내일채움공제플러스의 가입 허들이 상당히 높아진 셈입니다.
중진공은 현장에서 내일채움공제플러스를 홍보하고 있지만 가입 유치가 쉽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전문건설공제조합과 업무협약을 맺고, 중진공에서 정책자금을 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연계 지원을 위해 내일채움공제플러스를 홍보하고 있지만 조건에 맞는 기업과 청년근로자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중기부 인력정책과 관계자는 "국회에서 논의가 돼서 결정이 된 것이기 때문에 일단 시행해보고 판단해 보자는 입장"이라며 "가입자 수가 줄어드는 것은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입조건 완화 가능성에 대해 묻자 "충분히 상황을 인지하고 있고 어떻게 할지 아직 논의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가입조건 허들로 인해 가입자가 줄어들면 내일채움공제플러스의 당초 취지인 청년근로자의 장기재직 유도 역할도 약화될 수밖에 없어 유명무실한 제도로 남게 됩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도 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중소기업 전문가는 내일채움공제플러스 가입조건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내일채움공제를 기획·연구해 온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입 요건을 완화해서 중소기업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제조업 청년 근로자 중심으로 강화하는 방향성은 틀리지 않았지만, 차라리 제조업 지원 금액을 늘리거나 제조업 청년 근로자의 소득 기준을 조금 완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차등 지원을 하되, 다른 업종도 가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이미지=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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