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일본 오염수 방류…수산시장 상인들 "코로나 때보다 심각해"
2023-06-27 16:46:44 2023-06-28 09:11:02
 
 
[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아직 오염수 방류된 것도 아닌데 이미 손님은 눈에 띄게 줄었어요. 다 굶어 죽게 만들거 아니면 정부가 오염수 방류 못하게 해야죠."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두고 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27일 수원시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여름이라 수산물쪽 손님이 줄긴 하는데, 올해는 체감상 작년보다 더 적어진 느낌"이라며 "후쿠시마 오염수는 솔직히 나도 걱정되고, 우리 애들도 있는데 애들한테  엄마가 장사하니까 먹으라고 강요할 수도 없는 문제라 그냥 큰일이다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상인은 "아직 직접적인 타격은 없었는데, 간혹 손님들 중에 오염수 얘길 물어보는 분들이 있긴 하다"며 "일본산이 아닌데도, 불안해하기때문에 안전하다고 항상 설명드린다"고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27일 오전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박한솔 기자)
 
이날 경기도 수원시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은 한 두 손님들 외에는 한산했습니다. 생선부터 가리비, 킹크랩, 대게 등 해산물들이 진열대에 가득 올라와 있었지만 구경하는 손님이 없어 상인들도 의자에 앉아 계속해서 대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가뭄에 콩나듯 한 두명씩 지나가는 손님을 끌기 위해 상인들은 저마다 싱싱한 해산물들을 들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발표한 뒤 시운전을 시작하는 등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수산시장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코로나19도 참고 견뎌왔던 상인들은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도, 방법도 없다고 호소합니다.
 
27일 오후 노량진 수산시장의 한산한 모습. (사진=박한솔 기자)
 
발길 돌린 소비자…수산시장은 '텅'
 
27일 오후 2시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역시 대체로 한산한 모습을 띄었습니다.
 
생선을 찾는 손님보다는 가게앞에서 핸드폰을 하거나 간혹 지나가는 손님들을 향해 손짓하는 상인들의 수가 더 많은 모습이었습니다.
 
상인들은 지나가는 손님에게 원산지를 설명하기도 하기도 했습니다.
 
노량진에서 장사를 하는 최모(42)씨는 "평소엔 주변 회사들에서 회식한다고 전화로 예약도 하고 그랬는데, 최근엔 아예 그런 것들도 없어졌다"며 "물어보니 회 보다는 그냥 고기를 먹는다고 하더라. 오염수 방류 전부터 이런데 만약 방류되면 얼마나 더 줄지 갑갑하다"고 말했습니다.
 
상인들 대부분은 후쿠시마 오염수 얘기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 상인은 "오염수 얘기만 하면 머리가 아프다"며 "하도 기사에 오염수 얘기가 많이 나와서 힘들어 죽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상인은 "당연히 오염수 얘기하면 예민할 수 밖에 없다"며 "여기 어디 하나 장사 잘되는 곳이 없다. 다 같이 죽을 맛"이라고 말했습니다.
 
수산시장에 진열된 해산물들의 원산지를 보니 국산, 러시아, 중국 등 다양했고, 가리비 종류는 일본산이 많았습니다.
 
일본산 해산물이 상당수 존재하는 탓에 시민들 역시 후쿠시마 오염수에 따른 걱정이 큽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만난 김모(49)씨는 "생선을 워낙 좋아해서 자주 먹는 편인데 방사능 때문에 먹지 말아야되나 이런생각"이라며 "아무리 일본에서 안전하다 말해도 누가 오염수에 사는 생선을 먹고 싶겠나"라고 말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수산시장 상인 대책 필요
 
수산시장 뿐만 아니라 일반 시장 상인들도 이미 타격을 입은 상황입니다.
 
성남에서 생선장사를 하는 최모(60)씨는 "이미 지난달부터 매출이 줄었고, 하루 아니면 이틀에 한번 씩 손님들 중에 후쿠시마 얘기를 하는 분들이 있다"며 "코로나때 너무 힘들었는데도 참았는데, 지금은 장사를 접어야 하나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습니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직격탄을 입은 상인들은 하나같이 정부의 빠르고 정확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상인 이모(44)씨는 "오염수 방류에 정부가 찬성한다면 일단 수산시장 상인들을 위한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며 "코로나때처럼 시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수산시장 전용 페이를 지급한다던지, 안전먹거리 홍보를 좀 해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 최씨는 "계속해서 방사능 검사를 하고있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수산시장 해산물들은 안전하다고 홍보를 계속 해줘야 한다"며 "오염수 방류를 막지 못할거면 수산시장 상인들을 위해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7일 오후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박한솔 기자)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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