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신임 차관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일 '극우 유튜버'로 알려진 김채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을 포함해 차관급 인사 13명과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임명장 수여를 강행하면서 정부 첫 개각에 대한 파장을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 수순인 후속 장관급, 대통령실 비서관 인사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 "우리는 반카르텔 정부"…비판 아랑곳 않고 직진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홍일 위원장에 이어 신임 차관급 인사들에게 차례로 임명장을 수여했습니다. 이번에 임명장을 받은 신임 차관급 인사들은 김채환 원장을 비롯해 김완섭 기획재정부 2차관과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13명입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임명된 신임 차관들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국가와 국민, 자유민주주의 헌법 시스템에 충성해 달라", "헌법 정신을 무너뜨리는 이권 카르텔과 싸워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특히 "우리 정부는 반카르텔 정부"라며 "민주사회를 외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전체주의와 사회주의이고 내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부패한 카르텔"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인사 평가를 강조하며 "산하단체와 공직자들의 업무능력 평가를 늘 정확히 해 달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이번에 장차관 인사를 단행한 데 대한 후폭풍은 여전합니다. 야권에선 윤 대통령의 인사에 대해 "극우 개각, 극우 유튜버 개각"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의 극우 망언 정치가 판을 치고 있다"며 "혐오가 난무하는 정치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극우 개각'이란 야권의 평가는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김채환 원장을 두고 한 말입니다.
김영호 후보자는 그동안 언론 기고와 유튜브를 통해 "김정은 정권 타도"를 주장하고, 2017년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에 대해 "체제 전복 세력에게 붉은 카펫을 깔아주는 결과"라고 비난한 인사입니다. 이런 극우 시각의 주장을 언론 기고는 물론 2018년 7월부터 지금까지 2800여개에 이르는 동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김 후보자의 이런 발언에 야권에선 그를 극우 성향의 인사로 평가했습니다.
김채환 원장 역시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군인들의 마스크를 벗으라고 한 것은 군인을 생체 실험의 대상으로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린 셈", "윤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긴급명령을 발동해 종북세력을 해체해야 한다", “중국 공산당이 박근혜 퇴진 시위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등 극우적 시각의 음모론을 펼쳐 논란이 됐습니다.
전 부처 '인사태풍' 예고…'내 편 솎아내기' 본격화
윤 대통령이 마이웨이 본격화하자, 정치권 안팎에선 각 부처별로 대규모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인사 태풍이 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실제 일부 부처는 인사를 앞두고 1급 공무원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해당 부처는 장관 직권으로 인사 쇄신 차원에서 1급 공직자들의 사표를 받은 것이며, 차관 인선 발표로 후속절차가 잠시 보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1급 사표 제출이 대통령실의 지시에 따라 시작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채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은 조만간 방송통신위원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등을 지명하고, 일부 부처 차관 임명으로 공석이 된 대통령실 비서관들의 후임을 발표하는 등 추후 인사도 단행할 예정입니다. 다만 후속 인사에서도 철저히 이념적으로 '같은 진영', '내 편' 중심의 인사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번 인사에서도 봤듯이 거의 대통령 직할체제로 구축한 것 아닌가"라며 "윤 대통령이 자신의 생각을 계속 관철시켜 나가겠다는 것이고 앞으로 인사도 당연히 그런 맥락에서 이뤄질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극우적 성향의 인사가 앞으로도 나올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극우적 성향이 우연히 나온 게 아니고 경험을 해보니 윤 대통령의 소신"이라며 "그러니 당연히 그런 인물들을 윤 대통령이 향후에도 기용할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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