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최근 서울에서 고양이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잇달아 확진된 가운데 반려동물 사료에서도 항원이 확인됐습니다. 해당 사료 제품은 전국에서 212명이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정부는 닭고기나 오리고기를 사용하는 반려동물용 사료 제조 업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반려묘에서 AI 확진이 발생할 경우에는 격리 조처 후 치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AI가 확진된 고양이를 보호했던 서울 관악구 시설 내에서 채취한 반려동물 사료에 대한 시료 검사에서 AI(H5형) 항원이 확인됐습니다. 현재 추가적인 정밀검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고병원성 여부는 이틀에서 사흘 후 확인될 예정입니다.
해당 반려동물 사료는 경기 김포시에 있는 네이처스로우가 제조한 '밸런스드 덕'과 '밸런스드 치킨' 등 2개 제품입니다. 이 업체는 지난 5월25일 멸균, 살균 등을 위한 공정에 문제가 발생했는데도 계속해서 제품을 생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5월25일부터 8월1일까지 제조된 제품에 대해 제조·판매·공급 중단과 회수·폐기 명령을 내렸습니다.
농식품부 조사 결과 해당 제품은 전국에서 212명이 구매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70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다음으로 경기 67명, 경북 13명, 인천 11명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네이처스로우는 해당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오는 3일까지 회수·폐기 관련 안내를 할 예정입니다. 해당 제품 구매자가 직접 관할 지자체에 연락해 회수 방법 등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당 반려동물 사료를 먹이고 있거나 먹였던 고양이에서 발열, 식욕 부진, 호흡기 증상 등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일 경우 즉시 가축 방역 기관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진된 고양이를 보호했던 서울 관악구 시설 내에서 채취한 반려동물 사료에 대한 시료 검사에서 AI(H5형) 항원이 확인됐습니다. 사진은 지난 3월2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캣쇼'. (사진=뉴시스)
앞서 서울 관악구에 있는 동물 보호시설에 있던 고양이가 호흡기 증상 등을 보여 동물병원에 내원했지만, 진료 중에 폐사했습니다. 이에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확인 검사한 결과 지난달 31일 고병원성 AI(H5N1형)로 최종 확인됐습니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25일 서울 용산구에 있는 소재 동물 보호시설의 고양이 2마리에서 고병원성 AI(H5N1형)가 확진됐습니다. 이들 고양이도 네이처스로우가 제조한 제품을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에서 고양이가 AI에 확진된 것은 지난 2016년 12월 경기 포천시 사례 이후 약 7년 만입니다.
농식품부는 사료로 의심되는 고양이의 AI 확진을 이례적이라고 판단하고 원료육, 제조 공정, 유통 과정 등 다양한 오염 경로를 추적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유사한 사례를 예방하기 위해 닭고기, 오리고기 등을 사용하는 반려동물용 사료 제조 업체에 대해 멸균, 살균 공정 준수 여부 등을 전수조사할 계획입니다.
권재한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법령상으로 보면 AI는 1종 전염병이고 감염된 개체는 안락사하게 돼 있다"며 "다만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의 경우는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할 때 격리한 후 치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고병원성 AI가 고양이에서 사람으로 전파된 사례는 없다"면서도 "밀접 접촉하는 경우에는 가능성은 작지만,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감염을 예방할 방법을 취해주고 야생 조류 등의 접촉을 금지해 달라"고 덧붙였습니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진된 고양이를 보호했던 서울 관악구 시설 내에서 채취한 반려동물 사료에 대한 시료 검사에서 AI(H5형) 항원이 확인됐습니다. 사진은 지난 3월1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에서 길고양이가 포획 틀에서 먹이를 먹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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