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태풍 영향으로 폭염이 소강상태를 맞았지만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난 이후 온열질환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8월 초에만 14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되면서 태풍 이후 '폭염 비극'이 없도록 대응력을 높여야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10일 질병관리청의 응급실감시체계 현황에 따르면 전날 하루 20명의 온열질환 환자가 추가로 발생했습니다. 현재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 수는 총 211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44명 대비 768명(57.1%) 증가했습니다.
올해 온열질환으로 인한 추정 사망자는 총 28명으로 8월 초에만 14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명이 숨진 것과 비교하면 4배 많은 수치입니다.
온열질환 신규 환자 수는 8월을 기점으로 급증한 모습입니다. 지난 7월 29일 하루 발생한 환자 수는 102명으로 올해 처음으로 100명을 넘겼습니다. 이후 60~70명대로 내림세를 보이다 8월로 접어들면서 하루 평균 99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8월 1일에는 97명, 2일 93명, 3일 132명, 4일 103명, 5일 126명, 6일 117명, 7일 110명, 8일 90명, 9일 20명의 온열질환자가 나왔습니다. 9일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0명으로 크게 줄었지만 태풍 '카눈'의 영향 때문입니다.
문제는 비가 내리는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이후에도 온열질환자 발생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온열질환자 수가 2000명을 넘어선 것은 사상최악의 폭염이 덮쳤던 지난 2018년 이후 5년만입니다.
질병관리청은 9일까지 집계된 국내 온열질환자 수는 총 2122명이라고 10일 밝혔습니다. 자료는 온열질환자 및 사망자 발생 현황. (그래픽=뉴스토마토)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찜통더위가 소강상태이지만, 기상청은 태풍 이후에도 더위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날 기상청이 발표한 중기예보를 보면 태풍이 모두 끝난 이후인 13일부터 20일까지의 낮 기온은 29~33도로 평년기온(28~32도)보다 높을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장익상 기상청 통보관은 "우리나라 기온은 통상적으로 장마 이후 더위가 찾아온다"며 "현재는 태풍의 영향으로 폭염 특보는 모두 해제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러나 태풍이 끝난 다음 어떻게 변화하는지가 관건"이라며 "태풍이 지나간 이후 다음 주 기온은 평년보다 0.5도에서 1.7도 정도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습니다.
의료계 한 교수는 "태풍 '카눈'이 북상하면서 기온이 다소 내려간 상황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내려진 폭염특보는 전날 모두 해제된 상황"이라며 "하지만 태풍 이후 폭염이 다시 찾아올 수 있고 하루 100명 넘는 온열질환자 발생이 또 다시 나올 수 있어 관리 기관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총력해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폭염 대비 건강 수칙을 안내하고 적극 지키는 것도 필요하다"며 "폭염으로 인한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 지자체, 의료계, 산업 현장 모두가 안전문제로 인식하고 대비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김철희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지난 3년 정도는 라니냐의 영향을 받다가 올해 여름부터 엘리뇨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며 "오랫동안 라니냐의 영향을 받다가 엘리뇨로 넘어오며 대기의 불안정성이 강해진 측면이 현재 기온의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태풍 이후에도 당분간은 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온열질환자 발생이 없도록 잘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질병청은 오는 9월까지 일부 의료기관을 표본으로 정하는 등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가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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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은 9일까지 집계된 국내 온열질환자 수는 총 2122명이라고 10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양산 쓴 시민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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