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추석 전 임단협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임금인상률 등 노사간 입장차를 줄이지 못하면서 파업의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추석 이후 파업이 진행될 경우 하반기 우리 경제에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16일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노사는 이날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임단협에 나섭니다. GM 한국사업장과 르노코리아 등도 이달 중 본격 교섭에 나설 예정입니다. KG모빌리티는 지난 4일 유일하게 임단협을 마무리했습니다.
기아 오토랜드 광명 1공장 EV9 생산라인 (사진=현대차)
우선 현대차는 지난 8일 휴가 이후 교섭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노사는 지난 6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을 했지만 이견을 줄이지 못했습니다. 앞서 현대차는 최근 4년간, 기아는 2년 연속으로 무분규로 교섭을 마무리 한 바 있습니다.
현대차 노조는 정년 연장과 성과급 지급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올해 요구안에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과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각종 수당 인상 등을 담았습니다. 또한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시기(최장 64세) 등을 요구했습니다. 기아도 비슷한 요구를 하고 있지만 사측과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GM 한국사업장은 이달 중 올해 임단협 교섭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앞서 노조는 지난해 9년만의 흑자 전환을 근거로 성과급 1800만원 지급과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등의 요구안을 사측에 제시했습니다.
최근 내수 판매가 급감한 르노코리아자동차도 여전히 교섭을 진행 중입니다. 지난달 18일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는데 성공했지만, 이후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47.7%로 부결되면서 다시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부품 공급망 등 대내외 위기에 공감대로 8월 전후로 임단협을 마무리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정년연장과 성과급 등을 두고 노사 간 입장차가 큰 상황입니다.
지난 3월 현대차 노조가 간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 간부 51.0%는 '파업투쟁을 해서라도 반드시 요구안을 모두 쟁취해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지난해 현대차 노사는 4년 연속 임단협 무분규 타결에 성공했지만, 올해는 노조가 파업을 불사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타 업체의 임단협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수출 최고액을 기록한 자동차 산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자동차 수출액은 357억 달러, 한화로 약 45조324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6.6%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습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업계의 노조에 대한 관행은 분명히 바뀌어야 한다. 기업 하나가 없어지면 노조도 없어진다라는 것을 인식 시켜야 한다"면서 "상반기 국내 산업을 이끈 자동차 산업의 파업은 하반기 국내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오토랜드 광명(사진=현대차그룹)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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