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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현대건설(000720)의 해외 사업과 국내 주택사업에서 수익성 하락 리스크가 발생하고 있다. 풍부한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는 데다 사업 안정성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원가 부담과 미청구공사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23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해 6월말 별도 기준 미청구공사 규모는 약 3조4000억원으로 지난 2020년 1.7조원 대비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현대건설의 해외 수주잔고는 20조원 수준으로, 해외 사업 비중을 축소한 경쟁사들과 달리 가스플랜트·인프라 등 주력 공종을 중심으로 수주 물량을 확보해 왔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중동과 동남아 등지에서 수주한 주요 해외 건설 사업들의 공정 진행은 안정적이지만, 원활한 미청구공사 회수 여부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며 “지정학적 위험 확대, 인력·자재 공급 차질 등 리스크 발생 가능성도 상존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사우디 마잔(2013억원), 베트남 꽝짝(1616억원), 파나마 메트로(1180억원), 알제리 우마쉐(1047억원), UAE 원전(1023억원) 등 사업에서 1000억원 이상의 미청구공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UAE 미르파 담수복합화력발전 사업에서 469억원 규모 대손충당금을 설정하는 등 해외 사업의 채산성도 다소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택사업부문의 원가율 역시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현대건설의 지난해 건축부문 원가율은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예정원가 재산정 등으로 전년 대비 3.9%포인트 상승한 90.6%를 기록했다.
김현 책임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원자재 가격이 추가적으로 상승했고, 일부 주택현장의 일회성 비용 발생 등 영향으로 매출원가율은 95%, 영업이익률은 2.7%를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하락한 수치를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2023년 시공능력평가 2위를 기록하며 ‘건설업계 맏형’ 역할을 맡고 있는 현대건설의 사업안정성은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다. 올 6월 말 별도 기준 수주잔고는 64조원으로 2018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상반기 신규 수주액 역시 13조2000억원에 달한다. 건축부문에서 44.6%, 플랜트부문에서 48.8%의 수주를 달성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역시 뛰어나다.
현대건설의 최근 3년(2020~2022년) 평균 국내·해외 매출 비중은 각각 71%, 29%를 기록 중이다. 김현 책임연구원은 “주택경기 저하에 따른 수주 물량 감소를 도로, 철도 등 SOC 관련 인프라 프로젝트와 신재생 에너지 수주 확대로 상쇄하고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 현대건설의 국내 및 주택 수주 비중이 축소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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