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이민우 기자] 지난해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으로 25만명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별 출생아 수는 90개월째 내리막을 달리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는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정부도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문제를 고려해 지역 투자 활성화 등을 위한 내년 예산안을 증액했지만 인구 절벽 위기에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입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출생통계(확정치)'와 '2023년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출생아 수는 1만8615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0명(1.6%) 감소했습니다. 6월 기준으로 지난 1981년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월 출생아 수가 전년 동월보다 줄어드는 흐름은 2015년 12월 이후부터 90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2년 9월 확정치에서는 소폭 상승한 바 있습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조출생률은 4.4명으로 지난해 5월 4.5명보다 0.1명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3년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6월 출생아 수는 1만8615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0명(1.6%) 감소했다. 자료는 6월 기준 전국 출생아 수·자연증가 추이. (그래픽=뉴스토마토)
아기 울음소리 '뚝'…합계출산율 '역대 최저'
올해 2분기 출생아 수는 5만6087명으로 전년보다 4062명(6.8%) 줄었습니다. 특히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0명으로 역대 최저치입니다.
연도별로 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1만1000명(4.4%) 감소했습니다. 이는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로 25만명대가 붕괴된 규모입니다. 10년 전인 2012년 48만4600명과 비교할 경우 반토막이 난 수준입니다.
문제는 지역별 인구 편차가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6월 기준으로 시도별 출생아 수를 보면 대구, 대전 등 6개 시도는 증가했고 서울, 부산 등 11개 시도는 감소했습니다.
시도별 합계출산율은 충북, 전남 2개 시도는 늘어난 반면 서울, 부산 등 14개 시도는 줄었습니다. 대전은 전년과 같았습니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인구이동률은 11.1%로 지난해 7월보다 0.5%포인트 늘었습니다. 2023년 7월 인구이동통계'를 보면 7월 이동자 수는 48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3000명(4.9%) 증가했습니다.
전입에서 전출을 뺀 순이동을 시도별로 보면 경기와 인천, 충남 등 5개 시도는 순유입됐고 서울과 경남, 부산 등 12개 시도는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인구 절벽·지역소멸 위기에 대한 고민이 커지자, 내년 편성한 지역 투자 활성화를 위한 예산은 5조7000억원입니다. 이는 4조5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 더 늘린 규모입니다.
구체적으로 지역이 원하는 대규모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지역 활성화 펀드를 조성하기 위해 국가가 1000억원을 투입합니다. 여기에 지방소멸기금 1000억원, 민간 1000억원을 더해 3000억원 규모의 모펀드를 조성합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출생통계(확정치)'와 '2023년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출생아 수는 1만8615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0명(1.6%) 감소했다. 자료는 출생아 수·합계출산율 추이. (그래픽=뉴스토마토)
인구감소로 인한 지방소멸 대응 예산 '글쎄'
또 지방자치단체가 빈집이나 폐교 등 시설을 활용해 자율적으로 사업을 기획하고 관련 부처와 협약을 체결하면 3년간 50억원을 지원합니다.
대학에 대한 재정 권한을 지자체로 부여해 30개 지방 대학을 글로컬 대학으로 선정하고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됩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예산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기본적으로 예산을 많이 편성했다고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모든 예산은 실질적으로 정책이 만들어져 반영될 때 의미가 있다"며 "상호 간 지원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잘 맞물려 돌아가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지역의 현실과 특성을 무시한 성과 중심의 예산인 것 같다"며 "그동안 큰 성과를 냈다고 하기보다 일회성 예산밖에 안 됐던 예산이 이번에도 잡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지속 가능한 발전에 도움이 되는 예산은 아니고 인기 영합적인 예산, 던져주는 예산, 단절을 부르는 예산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빈집, 폐교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 등은 자칫 지자체가 눈먼 돈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3년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6월 출생아 수는 1만8615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0명(1.6%) 감소했다. 사진은 산후조리원 신생아실.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이민우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