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미국 보건당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1차 약가인하 의약품 10개를 공개했습니다. 해당 의약품의 약가 인하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장기적으로 수요 증가에 따른 국내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진출이 용이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됩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약가 인하 대상에 포함된 오리지널 의약품인 '스텔라라'와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데요. 스텔라라의 물질특허는 오는 9월 만료됩니다.
셀트리온(068270)은 지난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 CT-P43에 대해 품목허가를 신청했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7월 존슨앤드존슨과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SB17'의 미국 특허 합의를 마친 상태입니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를 개발한
동아에스티(170900)는 올해 안에 미국 FDA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입니다.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LG화학(051910)이 개발 중인데요. 미국에서는 엔브렐의 특허만료가 2029년까지 연장돼 있어 약가 인하 영향을 예상하기에는 아직 이를 수 있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미 유럽 등에서 2016년부터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를 판매 중이에요. 한국과 일본에서 '엔브렐'의 바이오 시밀러 '유셉트'를 판매 중인 LG화학은 미국 진출 등 판매 국가 확대보다 현재 시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업계는 미국 정부의 약가 인하 기조가 장기적으로 바이오시밀러를 수익모델로 갖고 있는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는데요. 다만 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약가 인하 의지가 강한 만큼 향후 상대적으로 저렴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도 있다"면서도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를 낮추면 바이오시밀러의 가격은 더 낮아져야하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에 진출한 의약품이 현재로서는 10개 미만으로 많지 않고 볼륨 자체도 크지 않기 때문에 크게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개발·허가에 집중하는 단계인데다 오리지널사와 미국 정부의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정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약가 인하 의약품에는 메디케어 재정부담이 큰 만성 관리형 질환 제제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엔브렐'(화이자), '스텔라라'(존슨앤드존슨), 자누비아(머크), '엘리퀴스'(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화이자), '자디앙스'(베링거잉겔하임, 일라이릴리)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들 의약품의 약가는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MS)와 2년간 협상을 통해 2026년부터는 메디케어에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해야 합니다. 공보험에는 적용되나, 사보험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머크, 존슨앤드존슨,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등 6개사는 위헌소송을 제기하는 등 IRA에 법적대응을 시작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 1주년 기념 연설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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