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아시아나항공에 발목잡힌 금호건설…건설업까지 '이중고'
아시아나항공 주가 지속 하락…상반기 감액손실 398억원 반영
지난해도 1374억원 반영…시공능력 순위 하락에 건설업도 위기
2023-09-07 06:00:00 2023-09-07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9월 4일 17:5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주가가 연일 곤두박질치면서 금호건설(002990)의 실적도 동반 악화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를 보유한 금호건설이 지속적으로 감액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금호건설의 자체 실적 역시 개선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데다 부채비율까지 높아져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주가 하락에 감액손실 '눈덩이'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건설은 올해 6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주가 하락을 반영해 398억원을 감액손실 처리했다. 회사는 지난해에도 주가 하락에 따른 감액손실 1374억원을 기록했다.
 
감액손실이란 자산의 장부가액이 시장가격 급락 등으로 현재 시점 자산 가치를 반영하지 못할 때 장부가액을 감소시켜 손실 처리하는 금액이다. 금호건설은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8%를 갖고 있다. 금호건설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의 주가가 '장부가' 밑으로 떨어질 정도로 큰 손실을 보고 있다는 의미다.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4일 종가 기준 1만1040원으로 전일 대비 0.27%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는 올해 들어 최고가인 1만5630원(1월25일 종가) 대비 29.3% 낮은 금액이다. 최근 들어 대한항공(003490)과의 합병 무산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매각 작업이 기약 없이 늦어지면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투자심리가 차갑게 식은 영향으로 해석된다.
 
금호건설은 6월 말 기준 한국증권금융과 케이프투자증권, 유안타증권, BNK저축은행, 우리은행, KB증권 등에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담보로 약 50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빌렸다. 이들 금융회사에 차입을 하면서 적시한 장부금액은 최소 1만7981원에서 최대 9만8591원이다. 이 장부금액을 기준으로 현 시점 주가와의 차이만큼 감액손실을 반영해야 한다.
 
올해 1~6월에만 아시아나항공 주가의 하락으로 발생한 399억원의 손실은 금호건설의 실적에도 큰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금호건설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1조863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은 13.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9.1% 감소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으로 인한 감액손실은 당기순이익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올 상반기 금호건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179억원) 대비 64.9% 감소한 62억원을 기록했다.
 
건설사업도 수익성 비상...유동성 위기 우려
 
아시아나항공의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이 큰 상황에서 금호건설의 자체 실적도 불안한 상황이다. 지난 7월 발표된 '2023 시공능력평가'에서 금호건설은 전년 15위에서 21위로 6계단 하락했다.
 
올 상반기 금호건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하며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수익성 악화로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69.1% 감소한 1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금호건설은 2015년 상반기 –152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이후 가장 낮은 이익을 기록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업계 전반의 건자재 가격 상승과 도급 증액의 시차로 인한 '마진 압박'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시멘트 등 건자재 수급불안과 미분양 등 대내외적 리스크가 올해 중 해소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며 마진 회복 시점은 내년까지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금호건설은 높은 수준의 원가율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전분기에 이어 영업이익이 기대치를 하회했다"라며 "국내외 공항 건설 프로젝트에서의 비주택 수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실적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호건설의 상반기 기준 원가율은 2021년 89.9%에서 2022년 92.2%, 2023년에는 95.9%를 기록하며 매년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원가율뿐 아니라 매년 증가하고 있는 부채비율 역시 금호건설의 재무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회사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27.6%로 지난해 말(211.2%) 대비 16.4%포인트 상승했다. 통상 기업의 부채비율은 200%까지를 ‘적정선’으로 보고 이를 상회하면 위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호건설은 지난달 23일 1년6개월물 회사채 100억원을 발행하면서 연 9.6%의 조달 금리가 책정됐다. 2019년 12월 이후 회사채를 처음 발행한 것인데, 당시 200억원 규모 1년물 회사채를 발행하며 책정된 조달 금리는 연 5.7%였다.
 
실제로 올 상반기 금호건설의 현금흐름은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지난해 상반기 302억원이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98억원으로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같은 기간 재무활동현금흐름 역시 128억원에서 –274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907억원의 장기차입금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276억원에 그쳤고, 단기차입금의 상환액 역시 늘어난 영향이다. 이 결과 올해 상반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대비 696억원 감소한 2203억원을 기록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건설업계 전반에 닥친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회사채를 발행한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증액된 공사비가 반영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 개선도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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