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노랗게 익은 벼를 바라보며 주행 버튼을 누르면 자율주행 3단계 콤바인이 벼를 베고 탈곡, 곡물 배출까지 척척 알아서 처리합니다. 직진만 하는 게 아니라 선회도 거뜬히 해내며 다음 작업을 이어나갑니다. 자율주행 기술 덕에 일일이 조작할 필요가 없어진 작업자는 여유롭게 손을 흔들어 보입니다.
대동(000490)이 이달 출시한 자율작업 6조 콤바인의 작업 모습입니다.
대동그룹의 미래농업 플랫폼기업 대동은 지난 25일 충남 당진에서 자율작업 농기계 3종인 이앙기, 트랙터, 콤바인의 시연회를 진행했습니다. 시연에 앞서 나영중 대동 AI플랫폼사업부문장(상무)는 "국내 농기계 첨단화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행사라고 생각한다"며 "국내 최초로 자유주행 3단계 국가인증을 통과한 트랙터와 콤바인의 시연을 통해 한국 농업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미리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단지 스마트 농기계뿐 아니라 데이터 기반 정밀농업 서비스, 한국 농업이 가야할 새로운 미래에 대해 말하겠다"고 운을 뗐습니다.
지난 25일 충남 당진의 한 농지에 대동의 자율작업 농기계 3종이 전시돼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이날 시연은 이앙기, 트랙터, 콤바인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사전에 경작지 매핑이 완료된 이들 기계는 전날 내린 비로 질퍽해진 논에서도 제 실력을 발휘했습니다. 대동 측은 자율작업 농기계를 사용하면 농민들의 피로를 덜 뿐만 아니라 노동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농업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자율작업 농기계를 활용하면 숙련가처럼 작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동의 자율주행 3단계 콤바인을 실제 작업에 사용해 본 농업인은 장단점을 함께 분석했습니다. 영농조합법인 해나루 방제단에서 농업을 하고 있는 청년 농업인 박상욱씨는 "자율주행 농기계 중 트랙터와 이앙기도 사용해 봤는데 콤바인의 자율 주행 세팅이 가장 직관적이어서 편리했다. 자율주행을 활성화하면 예취부 정도만 들었다 놓았다 해주면 되기 때문에 피로도가 굉장히 줄었다"며 "선회 동작도 직접 운전하는 것보다 더 자연스럽게 돼서 수확하는 데 수월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속도와 비효율적 작업 동선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박씨는 "개선해야 될 부분이 두 가지 정도 있었다. 콤바인을 직업 운전하면 속도가 1.8~1.9m/s로 나오는데 자율주행을 했을 때는 속도가 1.3m/s에 불과했다. 속도를 조금 더 올려주면 좋겠다"며 "콤바인이 골뱅이처럼 뱅글뱅글 도는 작업밖에 되지 않는데 보통 논은 가로가 더 길기 때문에 한쪽으로 길게 작업하는 방식 등 작업 다양성을 추가해주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불필요한 선회 동작을 빼고 최대한 효율적인 동선을 구현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이야기입니다.
대동은 내년에 내비게이션처럼 자율작업 관련 기능의 무선 자동 업데이트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한 현재 자율작업에서는 농경지의 꼭지점 포인트를 찍어야 경작지 매핑이 가능하지만 오는 2026년에는 경작지를 따로 설정하지 않아도 자율작업 할 수 있는 기술을 내놓는다는 방침입니다.
자율작업 농기계에 이어 생육 드론과 수확량 모니터링을 선보이며 대동은 정밀농업 서비스의 방향도 그렸습니다. 생육 드론을 활용하면 직접 논에 들어가지 않고도 단시간에 작물을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대동은 지난 2021년부터 3년간 총 23만평에 달하는 전국 53개 벼 재배 농경지에서 벼의 생육 전주기에 걸쳐 데이터를 수집하고 맞춤 솔루션을 제공했습니다, 비료의 종류와 살포량에 대한 처방을 내린 것인데요. 대동에 따르면 해당 솔루션 도입 결과 농민의 경험에 근거해 비료를 살포했던 것과 비교해 비료량은 평균 6% 감소, 벼 수확량은 평균 18% 증대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대동은 정밀농업 서비스를 통해 벼 생육 전주기에 걸쳐 최소 자원을 투입해 최대 수확을 거둘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목표입니다.
당진=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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