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경기도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추진하는 가운데, 김포시가 경기남·북부에 속하는 대신 서울시로 편입하겠다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포시는 이미 서울 편입을 위한 공론화 작업에 착수했고, 정치권에선 밑그림 작업을 시작하면서 수도권 전역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서울 생활권 근접 경기도 시·군. (그래픽=연합뉴스)
'김포시 서울 편입'…뜨거운 감자
김병수 김포시장은 이달 초부터 계속해서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포시에서 서울시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많은 데다, 김포시가 경기도 남부와 북부 어느 곳과도 접하지 않는 외딴 섬이기에 경기도보다는 서울권역에 해당된다는 이윱니다.
실제로 김포시는 경기도 북서쪽에 있는 한강 하구에 위치하고 있고, 연접한 곳은 인천시 계양구, 서구와 서울시 강서구입니다. 지리적으로 경기도 기초지자체와는 경계가 맞닿아 있지 않기 때문에 경기도보다는 서울 생활권 도시에 속합니다.
그러나 경기도는 김포시를 경기북부로 보고 있습니다. 국회에 발의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 안에 북부에 속할 11개 시군 중 하나로 포함돼 있고, 한강 이남에 있지만 생활권 측면에서 고양·파주시와 동일하고, 지리적으로는 북쪽에 북한과 접해 있어 향후 남북한 경제·문화교류의 장소가 될 여건이 갖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은 확고합니다. 연일 서울시 편입론을 주장하고 있고, 다음 주 오세훈 서울시장과도 만날 예정입니다.
김병수 시장의 계속된 서울 편입 주장에 같은 당인 국민의힘도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입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김포한강차량기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포시가 서울시 편입을 주장하는 데는 집값과 교통대책 등이 있습니다. 김포골드라인 포화와 같은 교통난이 줄어들어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교통 문제가 해소되고, 집값이 올라 경제적인 여건이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복지사업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것도 편입을 주장하는 이유로 꼽힙니다. 즉 경기북도 편입보다 서울시 편입이 더 강점이라는 주장입니다.
반면 김 시장이 주장하는 김포 내 수도권매립지 활용이 시민들에게 환영받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오는 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에 따라 서울시는 대체 매립지를 마련해야 하는데, 김포시가 서울시로 편입되면, 이를 대체할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김포시가 서울시로 편입하려면 경기도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미 이 문제를 두고 "현실성이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습니다.
경기도민, 혹은 서울시민
김포 시민들의 반응도 '서울시 편입을 환영한다'는 입장과 '총선을 앞둔 정치 쇼'라는 의견으로 크게 엇갈립니다.
김포시 풍무동에 거주하는 신모씨(31)는 "서울시가 되면 집값도 오를 것 같고, 교통 문제도 해결될 것 같다"면서 "임산부로서 경기도보다는 서울시 복지가 좋아서 서울시 편입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시민 류모씨(38)도 "서울로 출퇴근하고 있는데, 사실 김포시는 경기도보다는 서울이나 인천이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면서 "진짜 서울로 편입되는지 알 순 없지만 경기북도보다는 서울이 낫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서울편입이 될 경우 서울시의 기피시설이 김포로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시민 이모씨는 "총선용으로 희망고문 하려는 것이라면 당장 그만둬야 한다"면서 "5호선 연장이며 뭐며 김포시가 해결할 게 수두룩한데 뜬금없는 서울시 편입은 뭐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건폐장, 소각장, 매립지 이런 거 가져오고 서울시민 되는 거라면 차라리 경기도민하겠다"면서 "김포시민들이 서울시 편입을 다 찬성하는 것처럼 말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김포시내에 걸린 현수막. (사진=홍철호 전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김포=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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