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금융당국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시행된 이후 공매도 비중이 높은 제약·바이오 업종에 볕이 들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앞서 공매도 전면금지를 시행했던 코로나19 시기에 제약업종지수는 80%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는데요. 전문가들은 공매도 금지로 인한 상승은 단기적이며, 오히려 장기적으로 주가가 지나치게 오르다 폭락하면서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높은 공매도 잔고비율을 기록해 공매도 금지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컸던 셀트리온도 전일 대비 1.46%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습니다. 서정진 셀트리온 그룹 회장은 공매도 세력을 실제 기업 가치보다 주가가 낮게 책정된 원흉으로 꼽으며 지난 주주총회에서 신약 승인에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죠.
헬스케어 지수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에서 산업재 다음으로 공매도 잔고 비율이 가장 높은데요. 코스피 200 헬스케어 지수는 1.43%, 코스닥 150 헬스케어 지수는 2.85%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펀드멘탈 훼손 이슈가 아닌 단순 수급 이슈로 공매도가 크게 증가해 주가가 유의미하게 하락하거나 지지부진했던 기업들의 주가 관점에서는 분명 긍정적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 대부분은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가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매도 금지는 일시적으로 호재라 주가 하락 압력이 낮아지지만 장기적으로는 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오히려 주가가 지나치게 상승하면 공매도 잔고가 늘면서 이를 막는 순기능이 없어져 나중에 펀드멘탈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거품이 끼고 폭락해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정환 한양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결국 시장은 펀드멘탈로 가는 것이며 특히 바이오 업종의 경우 펀드멘탈이 좋지 않아 공매도 금지에 따른 주가가 부양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애매하다"면서 "8개월 이후에는 공매도가 가능해지는 데다 공매도 금지만으로 영향을 받는 대상은 한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매도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