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임금 격차가 해가 갈수록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청년층 취업자를 중심으로 '수도권 쏠림' 현상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비수도권 지역의 제조업 근무환경은 임금수준 하락 등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각에서는 지식기반산업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이를 부추긴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해당 산업을 인위적으로 재배치하는 것은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예컨대 판교의 정보통신기술(IT) 기업들을 타 지역으로 옮기는 것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16일 발표한 '노동리뷰-일자리 분포의 지역격차'를 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명목임금 격차는 2015년 6.6%에서 2020년 9.8%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임금근로자의 경우 2013년 이후 평균 명목임금은 수도권이 더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습니다.
16일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리뷰에 따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2020년 임금 격차율은 9.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여의도에서 출근하는 직장인들. (사진=뉴시스)
2013~2015년에는 양측의 임금 격차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임금 격차 비율은 2013년 12.1%에서 2014년 10.5%, 2015년 6.6%까지 줄었습니다.
하지만 2016년 이후에는 다시 차이가 벌어지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16년 8.3%까지 격차가 벌어진 이후 2017년 9.2%로 상승 후 2018년 8.6%로 소폭 줄어든 바 있습니다. 이어 2019년과 2020년은 각각 9.2%, 9.8%로 9%대 차이를 보였습니다.
업종별로 보면 정보통신업에서 지역 간 임금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보통신업의 경우 2013년 19.9% 차이를 보이던 평균임금은 2020년 21.6%까지 벌어졌습니다.
도소매·숙박음식업과 서비스업도 20%에 가까운 격차를 보였습니다. 도소매·숙박음식업은 2013년 기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임금격차 비율이 25.8%로 집계됐으나 2020년 20.0%로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서비스업의 임금 격차율 추이를 보면 2013년 20.8%에서 2020년 19.7%로 조사됐습니다.
두 업종 모두 임금 격차가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20%대에 육박한 셈입니다.
보건 및 사회복지 업종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2013년 기준 19.0%의 차이를 보였던 평균임금은 2020년 17.0%로 격차를 줄였습니다.
광업·제조업의 경우 전반적으로 비수도권이 수도권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다만 2016년 이후로 비수도권의 평균임금 수준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2013년 기준 -1.5%의 임금 차를 보였던 광업·제조업은 2020년 -0.9%의 격차를 기록했습니다.
강동우 노동연 연구위원은 "비수도권에서 제조업의 상대적 임금수준 하락과 일자리 감소가 진행됐다"며 "반면 수도권에서는 정보통신업을 중심으로 지식기반 산업이 부상하고 전문가·관련 종사자 직종에 대한 고임금 일자리가 증가하면서 고숙련 청년층이 수도권으로 집중할 경제적 요인이 확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총 취업자 수 추이와 연령대별 취업자 수의 지역격차 추이를 보면 2013년에는 비수도권 1262만9000명, 수도권 1238만7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15~34세의 경우 2018년 이후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5~64세의 경우 수도권 취업자 수와 비수도권 취업자 수 차이가 지속적으로 줄었습니다. 반면 65세 이상 취업자는 비수도권에 몰린 모양새입니다.
15~34세의 경우 수도권·비수도권 취업자 격차 비율은 2013년 기준 22.0%로 나타났으나 2020년 31.7%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35~64세는 전연령층 중 가장 격차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3년 -2.8%의 격차율은 2020년 -0.1%까지 줄었습니다.
65세 이상 취업자는 비수도권이 수도권의 약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13년 -51.6%였던 격차율은 2020년 47.4%로 나타났습니다. 65세 이상 취업자 절반은 여전히 비수도권에 머무는 셈입니다.
강 연구위원은 "전통 제조업 취업자가 감소한 비수도권에서는 지역서비스업 일자리 역시 줄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일자리 격차가 더욱 확대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식기반산업은 지리적 집적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보이므로 지역간 일자리 격차 완화를 이유로 지식기반산업을 인위적으로 재배치하는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16일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리뷰에 따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2020년 임금 격차율은 9.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여의도에서 출근하는 직장인들. (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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