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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17일 10:4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키움증권(039490)이 권토중래(어떤 일에 실패한 뒤 힘을 길러 다시 그 일을 시작함)에 들어갔다. 최근 잇단 외풍을 겪은 뒤 황현순 대표이사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열린 정기이사회에서는 대표 거취를 두고 신중론이 이어졌고, 향후 내부통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다만 이 같은 악재 속에서도 키움증권은 견조한 실적 회복세를 보였고, 증시 여건 또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희망적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경영 개편을 주문했고, 키움증권 또한 자구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연이은 외풍 후 시작된 내부 정비 논의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사진=키움증권)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전날 정기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거취 문제와 향후 내부통제 관련 경영 방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키움증권은 이번 이사회 이후 진행되는 추후 논의를 거쳐 대표이사 거취 문제와 내부통제를 비롯한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9일 황현순 전 대표는
영풍제지(006740) 사태에 따른 대규모 미수채권 발생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진다는 취지의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 2000년 키움증권의 전신인 키움닷컴증권부터 키움증권과 함께한 황 대표는 키움증권의 개국공신으로 거취에 대해선 증권업계의 동정 여론이 일기도 했다.
이번 이사회에선 최종적으로 황 대표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차기 대표로는 2007년 자기자본투자(PI) 팀장으로 키움증권에 합류해 현재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고 있는 엄주성 부사장과 지난 2006년 리서치센터장으로 합류해 10년 넘게 리서치센터를 이끈 박연채 부사장 등이 거론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번 이사회에선 대표이사의 거취에 대한 결정을 보류하기로 했다"라며 "다음 이사회에서 재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에도 이어진 실적 회복세
뜻 밖의 외풍으로 키움증권은 안팎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하지만 3분기 실적에서 증시 회복세를 이어간 것은 위안거리다.
키움증권의 이번 3분기 실적에서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7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배주주순이익은 전년 동기 64% 증가한 2028억원으로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익은 8416억원, 누적 순이익은 627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2%, 68%씩 증가했다.
사업부문별 수익을 살펴보면 키움증권의 주력 사업부문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국내주식은 1045억원, 해외주식을 292억원으로 각각 전기 대비 10%,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개 분기 내 최대치다.
트레이딩 및 기타손익 부문은 전분기 614억원 적자에서 753억원 흑자로 전환됐고, 이자수익 부문에선 신용공여잔고 증가로 전분기 대비 7.4% 증가했다. 다만 IB부문에선 부동산 경기 둔화로 인한 구조화 금융과 부동산PF 부문의 약세가 이어져 전분기 대비 5.4% 감소했다.
주력 사업 부문인 주식거래 시장 점유율에선 증권업계 브로커리지 강화 기조로 인한 경쟁 격화에도 불구하고 평년과 비슷한 시장점유율을 유지했다. 국내주식 거래 시장 시장점유율에서 3분기 기준 29.6%를 기록해 전기 대비 0.4%p 감소에 그쳤고, 해외주식 시장점유율은 28.8%로 역시 전기 29.4%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투자자예탁금 수치에선 원화예수금 8조9000억원, 외화예수금 2조4000억원을 기록해 총 11조3000억원으로 5개 분기 내 최대치를 찍었다. 고객계좌 수 또한 전체 계좌수 1340만좌, 활동 계좌수 290만좌로 5개 분기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3분기 실적에 추정 컨센서스를 30% 이상 상회하는 우수한 실적을 달성했다"라며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내면서도 기업의 펀더멘탈은 변함없이 견조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분기였고 최근 이어진 이슈에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있어 브로커리지 명가로의 회복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증시 회복 기대감 속 자체 정비 계획도 가동
3분기까지 이어진 실적 회복 함께 최근 주식시장에선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증가세가 이어졌다.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한 브로커리지의 비중이 큰 키움증권에겐 호재라는 평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3일 기준 투자예탁금은 47조908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3일 44조6820억원까지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공매도 전면 금지로 인한 주가 상승 기대감과 최근 내년도 금리 안정화 전망이 영향을 미쳐 약 3조2262억원 늘어났다.
투자예탁금은 투자 전 계좌에 쌓아 놓은 자금으로 주식투자 열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통한다.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브로커리지가 절대적인 키움증권에겐 긍정적인 시장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유리해진 시장 여건과 함께 자체 자구책에도 나선다. 지난 6일 키움증권은 자율공시를 통해 "영풍제지 거래 재개 후 반대매매 대상 수량이 모두 체결되어 미수금을 일부 회수하였고, 현재 미수금은 약 4333억원"이라고 밝혔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 10월20일 공시한 미수금 4943억원에서 반대매매를 통해 이 중 미수금 610억원을 회수했다. 아직 회수하지 못한 미수금은 향후 채무자 명의의 동산과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 절차를 진행해 추가적으로 회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미수금 문제 이외에도 키움증권은 지난 10월30일부터 리스크 TF를 설치했다. 거래 계좌에 대한 보다 강도 높은 점검이 이뤄질 예정이며 향후 내부적 논의를 거친 후 구체적인 운영 방안이 공지될 예정이다.
이규희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키움증권이 겪은 사태가 일회성 손실에 그친다면 미수금 미회수에 따른 손실규모가 재무안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이전 운영에서 리스크관리와 내부통제시스템에 대한 미비점이 드러난 만큼 중장기적 사업안정성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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