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놀고 쉬고 걸으며 한강의 색다른 매력을 경험할 수 있는 서울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 방문객이 2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봄 시즌 97만명이 찾은 데 이어 가을 시즌 약 103만명이 잠수교를 방문하면서 명실상부 대표 K-축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입니다.
서울시는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주말마다 잠수교 일대를 문화와 휴식의 공간으로 탈바꿈했던 ‘2023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가 일 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폐막했다고 20일 밝혔습니다.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는 지난 5월부터 매주 일요일 잠수교와 반포한강공원 일대에서 모두 19회에 걸쳐 열렸습니다. 상반기에는 5~7월 중 총 10회가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우천으로 인해 9회가 열렸고, 하반기에는 9~11월 중 10회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19회차 가운데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은 주는 2회차로, 하루 17만명이 축제를 찾았습니다. 일요일마다 평균 10만명이 축제 현장에서 한강의 이색 경험을 즐긴 셈입니다.
저녁 시간 시민들로 붐비는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 현장. (사진=서울시)
시는 노을과 함께 한강의 아름다운 윤슬을 가장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매력과 밤에는 음악과 어우러지며 잠수교 일대를 현란한 빛으로 물들이는 세계 최장 길이(1140m)의 달빛무지개분수까지 더해져 많은 시민의 발길을 끈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잠수교 축제에 방문했던 시민 박모씨는 “늦은 오후 잠수교 빈백에 누워서 하늘 위에 펼쳐진 한강을 멍하니 바라보니 한강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며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에서 잊지 못할 경험을 선물 받았다”고 감상평을 남겼습니다.
또 잠수교 일대를 가득 채운 먹거리와 공연, 포토존 등 다채로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됐고, 산뜻한 봄부터 선선한 가을까지 야외활동에 적합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이번 축제가 흥행할 수 있었다는 평가입니다. 방문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축제에 재방문하겠다는 의사가 91%에 달했습니다.
무소음 디제잉파티·농부의 시장
무엇보다 축제의 흥을 가장 돋운 프로그램으로, 올 여름 달빛무지개 분수와 함께 무더위를 뜨거운 댄스로 식힌 ‘무소음 디제잉파티’가 꼽힙니다. 6회차 동안 총 6000여명이 참여했습니다. 그중엔 나이와 국적을 불문한 외국인 관광객과 어린이도 다수 눈에 띄었습니다. 헤드셋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춤 추는 참여자들은 보는 사람들에게도 즐거움을 안겼다는 후문입니다.
빈백에 누워 여유로운 주말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 (사진=서울시)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들이 특히 인기가 높았습니다. 각종 소품 만들기와 윷놀이, 공기놀이 등 추억의 놀이 체험으로 구성된 ‘잠수교 클래스&놀이터’는 가족 단위의 방문 시민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았습니다.
시민이 지역 농·특산물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지역 상생 직거래 장터 ‘농부의 시장’은 각 지자체에서 엄선한 농·특산물로 꾸려져 축제의 볼거리를 더했습니다. 강원 홍천에서 채취한 천연 벌꿀, 제주 서귀포시에서 재배한 한라봉 감귤주스, 여수에서 올라온 돌산 갓김치, 홍천의 약과 등 농가에서 직접 제조한 천연 식품들은 신뢰하고 구매할 수 있어 관심을 끌었습니다.
잠수교 북단에서는 차가 다니지 않는 다리에서 여유로운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약 1000여권의 도서와 빈백 100개를 마련해 독서 공간을 조성했습니다. 오후 12시 행사 오픈과 동시에 가족 단위의 시민들이 이른 시간 자리를 맡아 비어있는 빈백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높은 호응을 보여줬습니다.
플리마켓·푸드트럭 등 인기 만점
반대편에서는 시민들과 친환경 기업 50여팀이 재활용·친환경·수공예 제품 등을 판매하는 ‘플리마켓’이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버려진 장난감을 이용한 놀이교육과 업사이클 만들기 체험 등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했습니다.
시민들이 푸드트럭 앞에 줄을 서 있다. (사진=서울시)
또 축제 입구부터 나열된 푸드트럭은 다양한 먹거리를 선보여 축제의 맛을 더했습니다. 이번 축제 푸드트럽에서 사용한 식기는 전부 다회용기로, 약 10만개의 1회용품을 대체하며 친환경축제 모습을 보였습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호응 속에 매회 다회용기 수거율이 95%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축제는 2026년 전면 보행화를 앞둔 잠수교에서 미리 한강 보행교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관광자원으로서 한강다리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기획됐다”며 “보행교를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채워 시민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면서 한강 보행교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는 내년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를 한층 풍성하게 꾸민다는 계획입니다. 다양한 문화·공연 등 특별 프로그램들을 구성하고 가족과 연인, 친구 단위의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 프로그램도 개발합니다. 아울러 푸드트럭을 확충하는 등 방문객들에게 더 편안하고 즐거운 축제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세계 최장 길이를 자랑하는 ‘달빛무지개 분수’. (사진=서울시)
한편, 이번 축제의 방문자 수는 전국 축제 최초로 도입한 ‘인공지능(AI) 인파관리시스템’으로 집계됐다는 게 서울시 설명입니다. AI 알고리즘으로 사람의 위치를 정확하게 모니터링해 방문자 수를 실시간 계수할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방문객이 몰리면 현장의 안전관리자가 인파 분산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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