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태영 기자] 사모펀드가 인수한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면서 외식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모펀드가 고객 충성도가 높은 프랜차이즈를 인수한 뒤 가격을 올리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부담이 커진다고 지적합니다.
올해 1월 오케스트라PE에 인수된 KFC는 인수 한달만인 2월에 버거류와 치킨류 가격을 평균 200원, 100원씩 인상했습니다.
지난해 사모펀드 케이스톤파트너스가 1000억원대에 지분 100%를 인수한 역전할머니맥주는 지난달 11일 생맥주 가격을 최대 22.2%나 올렸습니다. 역전할머니맥주는 전용 냉장고에 보관한 생맥주로 인기를 끄는 프랜차이즈로 생맥주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가격 인상폭은 생맥주 300㏄는 기존 2700원에서 3300원으로 22.2% 올랐습니다. 500㏄는 기존 3700원에서 4500원으로 21.6%, 1000㏄는 7300원서 8700원으로 19.2% 인상됐습니다.
2021년 미국계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에 인수된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 1월과 10월, 올해 7월에 잇따라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2년간 세 차례나 가격을 올린 셈인데요.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7월말부터 커피류를 제외한 일부 음료 10개 품목을 가격을 300~500원 인상했습니다.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망고프라페로 기존 5500원에서 6000원(인상률 9.1%)으로 올랐습니다.
외식 물가는 1년새 가파르게 치솟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치킨 물가는 1년 전보다 4.5% 올랐지만 2년 전보다 15.2%나 높습니다. 햄버거는 1년 전보다 6.8% 올랐고, 2년 전보다 19.6% 상승했습니다.
반면 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외식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최대한 늦추고 있습니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초 7년 6개월만에 가격을 올린 뒤 당분간은 가격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사모펀드가 가격인상으로 전반적인 외식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모펀드가 인수한 외식프랜차이즈들은 그 시장에서 어느정도 고객충성도가 높고 시장점유율이 높은 곳이 대부분"이라면서 "가격을 올려도 수요 감소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태영 기자 t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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