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1월 29일 16:4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교보증권(030610)을 주축으로 한 리뉴메디시티부평 컨소시엄(교보증권 컨소시엄)이 인천 부평구 제1113공병단 특별계획구역 예비우선시행자로 선정됐다. 예상 사업비가 1조원에 달하는 프로젝트로 앞서 기업금융(IB)시장에선 공공기관이 참여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공모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개발사업으로 주목받아 왔다. 한 번의 유찰 끝에 사업이 진행된 만큼 개발에 대한 기대도 크지만 한편으론 토지 소유주인 국방부와의 협상과 일부 주민들의 불만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뽑힌다.
한번의 유찰 끝에 교보증권 컨소시엄 품으로
(사진=교보증권)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천광역시 부평구는 지난 5월18일부터 7월17일까지 진행된 제1113공병단 특별계획구역 개발사업 예비우선시행자 공모에서 리뉴메디시티부평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리뉴메디시티부평은 부평구와 협상을 거쳐 30일 이내에 사업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예비우선시행자 지정이 연내 이뤄지면 공병단 부지를 소유권자인 국방부와도 이전 절차관련 협의가 진행된다.
리뉴메디시티부평은 교보증권을 대표사로 하는 컨소시엄이다. 재무적투자자(FI)로는 교보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016360)이 참여하고, 시행사는 부평구의 종합병원인 세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안은의료재단이 맡았다. 시공사로는
현대건설(000720)이 참여했다.
부평 제1113공병단 특별계획구역 도시개발사업은 인천 부평구 창천동 325번지 일원 5만1740㎡를 역세권 문화복합시설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연면적 25만8799.2㎡ 규모로 총 사업비는 약 1조원, 사업기간은 2024년 1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60개월이다.
부평구는 사업신청자격으로 컨소시엄 출자자별 최소 지분율 3%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 조건은 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 건설사가 한곳 이상 포함, 컨소시엄 내 2개사 이하로 제한했다. 상업시설 건설과 운영능력 평가를 위해 백화점과 쇼핑몰을 3개 이상 운영 중인 업체의 투자의향서(LOI) 제출 여부도 평가 항목에 포함시켰다.
컨소시엄 전략적 투자사인 HAMC 관계자는 "2022년 7월 공모지침서 사전 공개 이후 대내외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대형 쇼핑몰 입점과 대형 건설사의 참여가 어려웠는데 안은의료재단의 통큰 결정으로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라며 "안은의료재단이 토지에 신축할 병원 건물을 선매입한다는 약정을 결정함으로써 프로젝트의 재무 안정성 확보에 크게 기여했다"라고 평가했다.
교보증권의 IB먹거리 된 공모형 PF개발
이번 개발사업 공모는 한 차례 유찰 끝에 성사됐다. 앞서 2023년 초 진행된 공모에선 10여곳 가까이 참여의향서를 제출했으나, 연초까지 이어진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인천지역 미분양 문제가 불거지자 실제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곳은 1곳에 그쳤다. 이에 따라 1인 입찰로 간주돼 첫 공모는 유찰됐다.
하지만 올해 2분기부터 금리 안정화와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이 높아졌고,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공모형 PF개발사업에 IB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발 재공모가 가능해졌다. 공모에는 교보증권 컨소시엄과 함께 하나증권 컨소시엄이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형 PF개발사업이란 토지주택공사, 철도공사, 지방자치단체, 지방공기업 등 공공기관이 대상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부문은 공동으로 프로젝트 회사를 설립하고 사업을 진행시키는 방식이다. 공공기관이 사업 주체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때문에 각종 인허가 상 많은 협조를 받을 수 있다는 점과 일반적인 부동산PF에 비해 안정적으로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다만 공공기관이 참여하고 사업의 목적이 저개발 지역의 환경여건 개선인 만큼 평가에선 사업적 성과와 자금조달 방안 외에도 병원과 같은 복지시설과 문화시설과 주민 편익시설 계획이 당락을 결정한 주요한 평가 항목이 됐다.
앞서 교보증권은 지자체 등 공공기관과 함께하는 공공부문 PF에 IB 역량을 집중시켜 왔다. 일반 건축물 분양사업과 비교해 복잡한 인허가 단계를 거쳐야 하고, 금융주선권 확보에 장기간 시간이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다. 부동산 경기가 활황이던 지난 2021년엔 천안 BIT 일반산업단지 개발사업(2705억원) PF와 용산 일반산업단지 개발사업(1700억원), 충주 드림파크 일반산업단지 개발사업(2250억원) 등의 딜을 성공시킨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신규 딜 감소로 인한 사업이 부진했다. 여기에 더해 2분기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손실충당금 규모를 작년 16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61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자연히 교보증권의 IB, 그중 부동산 금융은 멈춤 상태를 보여야 했다. 하지만 2분기부터 가시화된 금리 안정화와 부동산 경기 회복세 기대감, 그리고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로 확보한 재정적 체력이 다시금 IB부문 주력 사업인 부동산 PF 특히 공공부문 PF 사업 확대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일부 주민들의 반발과 국방부와의 협의는 과제
리뉴메디시티부평이 인천 부평구에 제출한 조감도 (사진=부평구청)
교보증권 컨소시엄이 우여곡절 끝에 사업의 첫 삽을 떴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토지 소유자인 국방부와의 협의 문제다.
개발사업에서 지자체가 개발 사업자를 직접 지정하기 때문에 부평구가 개발계획 주도권을 가지는 것은 맞지만, 토지의 소유권은 국방부에 있는 만큼 향후 국방부와의 매각 가격 협상이 사업 진행의 핵심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토지매각에 대한 뚜렷한 동의를 밝힌 바 없고 아직 사전협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더해 일부 주민들의 반발 여론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앞서 제1113공병단 인근 주민들 사이에선 해당 부지에 복합쇼핑몰 조성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서울지하철 7호선 산곡역 인근으로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마땅한 상업시설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컨소시엄도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NC백화점의 입점확약서를 제출했고, 2001아울렛과 NC백화점 등으로 알려진 이랜드리테일이 3만8900㎡ 규모로 조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다소 기대에 못미치는 규모와 국내 유통3사로 알려진 롯데와
신세계(004170),
현대백화점(069960)보다 브랜드 파워에서 밀리는 이랜드의 참여가 결정되면서 주민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실제 부평구 홈페이지 열린구청장실 페이지에선 "탑3 유통사를 선정하겠다고 했으면서 무슨 노력을 했는지 모르겠다"라며 "전면 백지화하라"는 게시글과 "공병부대 부지 빠른 진행 부탁드립니다"라며 "인터넷쇼핑이 기존 쇼핑몰을 대체할 수 있는 상황에서 대형병원 조성이 더 합리적이다"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하지만 해당 사업은 올해까지는 국방부와의 협상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국방부와의 협의가 진행 예정인 가운데 시장 일각에선 토지 가격이 180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까지 나와 사업의 성패는 아직까지는 이해관계자간 얼마나 효과적인 타협을 이룰 수 있는지에 달렸다는 평가다. 다만 컨소시엄의 대표격인 교보증권은 사업의 초기인 만큼 해당 사업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아직까지는 예비에 불과하고 사업이 초기인 시점인 만큼 따로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