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넉 달째 3%대의 고물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체감 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4%대 오름세를 기록한데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도 3.3% 올랐습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4로 작년보다 3.3% 올랐습니다. 지난달과 비교해서는 0.6% 소폭 하락세입니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0.1%)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8월 3.4%, 9월 3.7%, 10월 3.8% 등 넉 달 연속으로 3%대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114개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달과 비교해 0.9% 떨어졌지만, 여전히 4%대 높은 수준입니다.
신선식품지수는 12.7% 올랐습니다. 지난해 9월 12.8%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입니다. 이는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한 수치입니다.
농식품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3.3% 올랐습니다. 식료품 및 에너지 관련 품목을 제외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 물가도 3.0% 올랐습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4로 작년보다 3.3% 올랐다. 사진은 장보는 시민 모습. (사진=뉴시스)
지출 목적별로 보면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가 6.2%로 가장 크게 올랐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의류 및 신발 5.7%, 가정용품 및 가사서비스 4.8%, 음식 및 숙박 4.8%, 기타 상품 및 서비스 4.8%입니다.
주택·수도·전기 및 연료 2.8%, 오락 및 문화 2.5%, 교육 1.9%, 보건 1.7%, 주류 및 담배 1.7%, 통신도 0.4%로 뒤를 이었습니다. 교통만 유일하게 0.1% 떨어졌습니다.
농축수산물은 6.6% 급증했습니다. 품목별로 보면 농산물 13.6%, 채소류 9.4%, 수산물이 1.8%씩 올랐고, 축산물만 1.3% 내렸습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산물의 경우 전월대비로는 기상 여건이 양호해지면서 출하량이 증가했다"며 "전월비로는 하락 추세이지만 동월비로는 조금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공업제품은 2.4% 올랐습니다. 구체적으로 가공식품 가격은 5.1% 상승한 반면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석유류는 5.1% 하락했습니다.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9.6% 급증했습니다.
서비스 물가는 3.0% 올랐습니다. 공공서비스는 2.2% 상승하고 개인서비스도 4.2% 올랐습니다. 집세의 경우 월세는 0.8% 오른 반면, 전세는 0.7% 내리는 등 보합세를 보였습니다.
김보경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체적으로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하락 폭이 다시 확대되고 농축수산물, 내구재, 섬유제품 상승 폭이 둔화되면서 전월대비 물가가 하락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월부터 국제유가가 진정되면서 휘발유 가격이 지난 8월초 수준까지 하락하고 주요 농산물 가격도 수급여건이 개선되면서 전월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모습"이라며 "국제유가 변동성, 기상여건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가격이 높은 일부 농축수산물의 가격 안정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바나나, 닭고기, 대파 등은 11월에 시행한 할당관세 물량이 신속히 반입되도록 유도하고 12월 초중순 종료 예정이었던 농축수산물 할인지원과 수산물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예비비를 활용해 연말까지 연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4로 작년보다 3.3% 올랐다. 사진은 장보는 시민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