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메가시티', '서울편입' 이슈가 확산되는 가운데 서울시가 발표한 '기후동행카드'도 급물살을 타면서 경기도가 수도권 안팎으로 고립된 모양새입니다. 기후동행카드 사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비췄던 경기도와 달리 도내 일부 지자체들이 기후동행카드 참여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8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복수의 지자체가 기후동행카드 동참을 논의 중이고, 김포시는 지난 7일 서울시청에서 '서울시-김포시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김병수 김포시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김포시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식에서 기후동행카드를 들어 보이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내 지자체 참여 긍정 표명
김포시민들은 내년부터 김포골드라인과 김포 광역버스를 포함한 서울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기후동행카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야심차게 내놓은 무제한 대중교통 이용권으로, 월 6만5000원으로 서울 시내 지하철과 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까지 모든 교통수단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김포시와 협약으로 김포시 주요 대중교통도 포함됐고, 경기도 내 지자체들이 동참할 경우 김포시와 마찬가지로 협의를 통해 대중교통 확대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김포시와 과천시 등 일부 지자체들이 기후동행카드에 긍정적인 입장을 비추면서 경기도 입장이 난처해졌습니다. 서울시가 기후동행카드를 발표하며 경기도와 인천시의 참여를 독려했을 당시 도는 The경기패스 추진을 위해 반려했기 때문입니다. 경기패스를 준비 중인 경기도 입장에서는 서울시와 김포시의 이번 협약이 사실상 뒤통수를 친 것과 다름없는 상황입니다.
오 서울시장은 지난 9월 수도권 광역교통문제를 해결하고자 기후동행카드를 발표했고,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곧장 'The 경기패스'를 대응카드로 꺼내 들어 응수했습니다. 서울시 내 대중교통만 활용할 수 있다는 기후교통카드의 단점을 보완한 경기패스는 전국 어디서나 모든 교통수단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경기패스 반전 없어…경기도 '난항'
그러나 문제는 서울시가 도내 지자체와 개별적으로 협력하면서 상황이 서울시 쪽으로 기울었다는 점입니다. 기후동행카드는 인천시에 이어 김포시까지 세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인천시는 11월에 기후동행카드에 동참하기로 결정한 뒤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향후 서울 편입을 희망했던 구리시, 고양시, 과천시도 합류할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김포시의 기후동행카드 발표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이용해 서울편입 이슈를 전환하려던 경기도에 찬물을 끼얹었다면 평도 나옵니다.
이에 경기도는 교통 편익 정책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변질됐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지만 당장 막을 방도가 없어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경기도는"도민 혜택이 있다면 각 시군에서는 자체 예산 범위 내에서 사업 참여여부를 판단하면 될 것"이라면서도 "경기-서울-인천 교통국장 회의에서 광역버스를 포함한 수도권 전체 교통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연구용역 추진을 합의했음에도 서울시가 경기도 일부 시군과 개별협의를 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사진=뉴시스)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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