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권해효·김지운 감독 등 조사…"조총련 무단 접촉"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공문 발송…과도한 조치 지적도
2023-12-12 15:59:16 2023-12-12 15:59:16
영화 '강변호텔' 배우 권해효가 지난 2019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야외무대인사에서 팬들에게 작품과 배역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통일부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인사를 무단 접촉했다며 일본 내 조선학교 차별 문제를 다룬 영화 '차별'의 김지운 감독과 조선학교 지원 단체 대표를 맡고 있는 배우 권해효씨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12일 확인됐습니다.
 
통일부는 김 감독이 '차별'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조총련이 운영하는 조선학교 인사들을 별도의 신고서 없이 접촉한 것으로 보고 경위 등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또 재일 조선인 다큐멘터리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를 제작한 조은성 프로듀서와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몽당연필)대표인 권해효씨에게도 같은 내용의 공문이 전해졌습니다.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북한 주민과 접촉하기 위해서는 통일부에 사전 신고 후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대법원은 조총련을 '북한을 지지·찬양하는 반국가단체'라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조선학교 구성원의 약 70%는 한국 국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조총련 소속이더라도 한국 국적일 경우에는 접촉 신고 대상이 아닙니다.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정감사 때 해당 영화들의 제작 과정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며 "그에 따라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 당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나는 조선사람입니다'와 관련해 "재일조선인 북송 문제 등을 북한의 입장에서 미화하는 내용이 담긴 영화"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에 협력법이 다소 느슨하게 적용된 측면이 있었던 게 사실이며,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른 교류협력 질서를 확립해 나간다는 입장"이라며 "통일부가 교류협력을 원천적으로 막거나 과태료를 엄정하게 부과한다기보다는 교류협력에 대한 법적 신뢰를 높여서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교류협력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통일부가 전임 정부뿐 아니라 과거 보수정부 시절까지 포함해 진행된 다큐멘터리 영화 촬영까지 문제 삼고 있어 과도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지난 1975년 배봉기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를 조총련의 도움을 받아 일본 언론에 폭로한 바 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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