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에 위치한 ASML 본사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반도체 동맹'을 명문화했습니다. 한국과 네덜란드는 반도체 분야에서 공급망 위기를 함께 돌파하는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입니다.
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헤이그에서 열린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와 같은 내용의 정상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양국이 국가 간 외교관계에서 반도체 동맹을 명문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브리핑을 통해 "양국은 반도체 분야에서 평시 각별한 협력을 도모하기로 했다"며 "위기 발생 시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반도체 공급망 위기 극복 시나리오를 함께 집행하고 이행하는 동맹관계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양국은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격차를 유지하고 공급망 위기를 함께 돌파하는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양국 외교 당국 간 연례 '경제안보 대화'를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양국 산업 당국은 또 반도체 정책을 조율하기 위한 '반도체 대화'를 설치하고, 핵심 품목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를 바탕으로 한 공급망 협의체 구성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뤼터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이어 116년 전 만국평화회의가 열렸던 리더잘을 방문하고 당시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려던 '헤이그 특사' 고 이준 열사의 기념관도 찾았습니다.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온 후엔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과 함께 네덜란드 참전용사·유족 간담회, 우리 경제사절단과 네덜란드 주요 기업 대표가 참여하는 한·네덜란드 비즈니스 포럼 특별세션에 참석했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세계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 본사를 방문했습니다. 양국 정부와 기업은 이 자리에서 3건의 협력 MOU를 체결했습니다. 삼성전자와 ASML은 내년부터 1조원 규모의 공동 투자를 통해 반도체 제조 기술 R&D(연구개발) 센터를 설립·운영하기로 했습니다. 또 SK하이닉스와 ASML은 극자외선(EUV)을 친환경적으로 활용해 에너지 소모량을 감축할 수 있는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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