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 명문화…외교·산업장관 대화체 신설
윤 대통령 "목표는 세계 최고 초격차"…'경제안보·원전·공급망' 등 MOU 6건 체결
2023-12-13 22:16:58 2023-12-13 22:16:58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13일(현지시간) 헤이그 총리실 중앙홀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한국과 네덜란드 양국이 반도체 동맹을 공식 체결했습니다. 반도체산업에서 단순히 협력을 강화하는 수준을 넘어 공급망 위기가 발생하면 함께 대응하는 관계로 격상됐다는 의미입니다. 또 양국 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 장관급 인사가 격년으로 만나는 2+2 장관급 대화체를 신설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의 행정수도 헤이그에 있는 총리실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채택했습니다.
 
성명에는 "양 정상이 반도체 가치 사슬에 있어 양국의 특별한 상호보완적 관계를 인식하고 정부, 기업, 대학을 아우르는 반도체 동맹 구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습니다. 이를 위해 양국 정상이 한-네덜란드 반도체 대화와 반도체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로 했고, 기업 간 협력을 지속하고 확대하기로 했다는 문구도 담겼습니다. 네덜란드가 다른 나라와 반도체 관련 동맹을 맺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공동성명에 따라 양국은 기존에 격년으로 개최하던 외교장관 간 전략대화를 산업부 장관까지 확대해 격년 주기 외교·산업부 장관 간 2+2 대화체를 신설했습니다. 이에 따라 반도체를 포함한 공급망, 경제안보, 수출통제 분야 전략 공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양국은 또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안보 협력과 핵심품목 공급망 협력, 원자력 분야 협력, 무탄소 에너지 협력, 정보통신기술(ICT) 협력, 국방 협력 등 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특히 양국 외교 당국은 '경제안보 협력 MOU'를 체결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경제안보 대화'를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경제안보 위기에 대한 대응력과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양국 산업 당국은 반도체 정책 공조를 위해 '한-네덜란드 반도체 대화'를 신설합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과 네덜란드의 목표는 반도체 분야 세계 최고의 초격차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그동안 한국과 네덜란드의 반도체에 관한 관계가 긴밀한 협력 관계였다고 하면, 이번에 저의 방문을 계기로 협력 관계를 동맹 관계로 끌어올렸다"며 "동맹은 중요한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뤼터 총리도 "언제나 한국은 중요한 파트너였지만 지난 1년 반 정도 정말 발전해 전대미문의 협력 관계에 도달했다"며 "반도체도 매우 중요하지만, 국방이나 사이버안보, 농업 등도 매우 중요한 파트 중 하나다. 대한민국은 일본, 뉴질랜드와 함께 인태지역에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매우 긴밀히 협력하는 국가"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헤이그 상원에서 상·하원 지도부와 면담을 하고 양국 의회 간 교류와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 현황을 평가했습니다. 또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수 있도록 네덜란드 의회 차원의 각별한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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