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정부가 통신3사 과점체제를 깨는 방식으로 가계통신비 인하를 추진 중입니다. 과점을 깰 수단은 제4이동통신과 알뜰폰입니다. 다만 제4이통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업자들이 없어 정책 무게가 알뜰폰으로 쏠리는 분위기입니다.
지난달 20일 시작된 제4이통 사업자 후보 모집이 오는 19일까지 진행됩니다. 지난 1월 통신사로부터 회수한 5G 28㎓ 대역으로 제4이통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고, 7월에는 의무구축 수를 줄이고, 할당대가를 낮춘 지원책까지 예고했지만, 현재까지 신청서를 낸 사업자는 없습니다. 대개 마감일 임박해서야 접수가 이뤄지는 점도 고려해야 하지만, 통신업계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지원하기 쉽지 않은 자리라고 입을 모읍니다. 유력 제4이통 후보자로 거론되던 업체 관계자는 "5G 28㎓는 망 구축 비용이 다른 주파수 대역 대비 많이 들어간다"며 "통신3사도 두손 두발 들었는데, 신생업체가 감히 나서기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알뜰폰 스퀘어. (사진=뉴스토마토)
정부가 제4이통 사업자를 물색하는 중에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또 있습니다. 바로 알뜰폰 활성화입니다. 통신업계의 지속적인 반대에도 금융권에 알뜰폰 진출을 열어줬습니다. 기존 통신사에 대항할 만한 자본력을 갖춘 건 시중 은행이라고 판단한 것이죠. 이에 KB국민은행은 알뜰폰 부수업무 신고를 위해 금융당국과 협의 중이고, 우리은행은 알뜰폰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통신3사 자회사들이 알뜰폰 시장 진입 시 시장점유율 규제를 받듯 은행권 알뜰폰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게 통신업계 입장이지만, 제재는 당분간 도입되지 않을 전망입니다.
도매대가 의무제도 상설화도 추진합니다.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제는 통신 1위 사업자(
SK텔레콤(017670))가 알뜰폰 사업자에 반드시 망을 제공하도록 의무를 부여한 것인데요. 해당 법안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법안소위를 통과한 후 법제사업위원회 심사와 국회 본회의 상정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단, 1년 뒤에는 알뜰폰 업체들이 정부 개입 없이 개별 협상으로 도매대가 협정을 체결하도록 하겠다는 사후규제를 전제로 도입됩니다. 지난해 9월 도매대가 의무제 일몰 전에는 정부가 협상력이 낮은 알뜰폰 업체를 대신해 협상해 왔지만, 이제는 도매대가 의무제 상설화가 도입되는 대신 1년후부터는 사업자들이 직접 협상에 임해야 합니다. 정부는 도매대가가 기존보다 부당하게 높아지는 경우,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을 부과하는 경우에만 시정명령을 내리게 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거듭니다. 경쟁제한적 규제를 개선한다는 취지로 알뜰폰 사업자가 사용하는 기간통신망의 대가 산정 기준을 유연화해 원가 인하를 유도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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