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10일 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힘만으로 1960선을 돌파, 연고점을 재차 경신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차익실현에 주력하며 이날도 3000억원 넘는 주식을 팔아 치웠다.
투신권이야 펀드 환매 대응에 바쁘다는 명분이라도 있지만, 개인들이 상승장 속에서도 갈피를 잡지 못하며 소외되고 있음은 풍부한 유동성 장세 속 오점.
지난 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2차 양적완화 발표 후 개인은 9일 단 하루 동안만 수익을 챙겼다. 코스피가 연준의 양적완화 결정 이래 닷새 중 하루를 제외하고 줄곧 상승추세를 이어갔음을 감안하면 개인들이 마땅한 투자수익을 확보하지 못한 채 갈팡질팡 못하고 있는 실정을 알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현 매수세는 종목이 아닌 국가에 베팅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매수세가 적극적으로 들어오는 것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연말까지 외국인과 기관의 포트폴리오 대폭 수정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기존 주도주들이 하반기 지수 상승을 이끌고 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동차와 화학을 중심으로 지수를 견인하는 추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주도주에 지금 편승할 경우 과거 만큼 고수익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주도주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와 화학섹터내 종목간 선별적인 대응전략이 요구된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자동차와 화학주가 하반기 증시를 이끌었고 당분간 이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도 기존 주도주가 그대로 갈 확률이 높다는 점을 공략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외국인들이 보는 국내증시의 저평가 매력도가 여전히 높기 때문에 외인 매수세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수익비율(PER)로 비교할 때 선진국과 신흥 아시아 국가들의 평균 PER이 12배 중후반임에도 불구, 국내증시는 10배도 채 안되는
상황"이라며 "선진국 대비 20% 이상 저평가된 주식에 외인들이 몰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고 진단했다.
기대반 우려반 섞인 11일 G20 정상회의에 대해서는 상승추세가 꺾일 정도의 변수는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안수웅 센터장은 "G20 회의의 성격상 특정 국가에게 강압적이고 불리한 조치가 내려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환율 문제 등과 관련해 기대가 큰 만큼 이에 못 미칠 경우 어느 정도 실망 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있지만 조정 강도는 강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주형 팀장은 "현 장세가 외국인 주도로 흘러가고 있음엔 변함이 없다"며 "원·달러환율이 1000원 중반대로 떨어질 때까진 외인 자금의 유입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구희진 센터장은 다만 "G20 회의 때 미국 등 선진국과 중국,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 수출국들이 양적완화와 경상수지 목표제를 두고 갈등수위를 높일 경우, 가장 큰 매수주체인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약화될 수도 있다"며 G20발 변수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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