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걷어내기로 했습니다. 신규 주택 공급의 주요 축인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활성화해 도심 내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구상입니다. 하지만 관련 정책 상당수가 정치권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법개정 사안인 만큼, 국회 동의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정부는 10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두 번째 민생 토론회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을 발표했습니다.
10일 정부는 원활한 재건축 사업 추진을 위해 관련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 (사진=뉴시스)
정부는 재건축 관련 규제를 전면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지은 지 30년이 지난 노후 아파트는 안전진단 문턱을 넘지 못해도 정비사업 착수가 가능하도록 허용합니다. 안전진단은 재건축 사업의 첫 번째 관문으로, 지금은 안전진단을 통과해야 본격적인 사업 준비에 돌입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사업시행인가 전까지만 통과하면 정비사업 착수가 가능하도록 바꾸겠다는 계획입니다. 노후도가 높은 아파트의 경우 안전진단이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도록 관련 기준을 완화합니다.
또 정비구역이 지정되기 전이라도 조합 설립 신청이 가능해집니다. 정비구역 지정과 조합 설립 인가는 동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허용할 예정입니다. 이 경우 재건축 추진위원회 등 실질적 사업 주체를 조기 구성할 수 있어 사업 추진에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재개발 정비사업의 주요 장애물로 꼽히는 노후도 요건도 현행 66%에서 60%로 완화합니다. 접도율, 밀도 등 이외 요건들도 개선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신축·구축 빌라 혼재로 재개발 추진이 불가능했던 지역의 정비사업 가능성이 크게 높아질 전망입니다. 아울러 정비사업 추진 때 정비구역 요건에 해당하지 않은 유휴지나 복잡한 지분관계로 방치된 자투리 부지도 포함할 수 있도록 구역지정·동의 요건 등도 완화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1기 신도시(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 등 노후계획도시 재정비의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올해 하반기 중 도시별 청사진이 제시될 예정입니다. 통합 재건축 시 안전진단 면제, 용도지역 변경·용적률 상향 등 사업 여건도 개선합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비사업 수요가 많은 수도권의 경우 2024년 현재 입주 30년 경과(초과)된 아파트만 102만2948세대 규모"라며 "안전진단, 추진위, 조합 신청, 조합 설립 단계의 규제가 과감히 완화되면 이들 단지의 재건축정비사업 속도가 3년 이상 단축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다만 현행 도시·주거환경정비법(일명 도정법)을 개정해야 하는 만큼, 여야 간 협의가 관건입니다. 또다시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1·3 부동산 대책' 당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 단지에 대한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겠다 공언했지만, 관련 개정법안이 국회에 발목 잡히면서 시장 혼란을 초래한 바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시장 혼란이 없도록 정책적 노력과 필요한 법 개정사항이라는 점을 정치권에도 잘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0일 정부는 재건축·재개발 사업 규제 완화를 통해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약 95만호 규모의 정비사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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