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몰·무인자동화·AI까지…오프라인 일자리 '흔들'
오프라인보다 e유통 선호 '여전'
지난해 온라인 유통 매출 전년비 9%↑
무인계산대 등 자동화로 일자리 감소
판매 종사자 전년비 6만명 줄어
AI까지…노동자간 소득 불평등 유발
2024-01-30 17:07:52 2024-01-31 17:34:34
 
[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왔지만 오프라인 매장보다 온라인 쇼핑 선호 현상이 더욱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욱이 무인·로봇 카페가 등장하고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무인 결재 등 자동화 시스템의 보편화로 기존 오프라인 일자리 문턱은 비좁아지는 추세입니다.
 
특히 인공지능(AI) 활용까지 가세할 경우 일자리 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 따르면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대비 3.7% 증가한데 반해, 온라인 매출은 9% 급증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이어 엔데믹(풍토병 전환) 과정을 거쳤지만 오프라인 유통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온라인 매출은 최근 5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기였던 2019년 오프라인 매출은 0.9% 감소한 반면, 온라인은 14.2% 증가한 바 있습니다. 2020년의 경우 오프라인 매출은 3.6% 감소했으나 온라인만 18.4% 급증세였습니다. 2021년 오프라인 매출은 7.5% 증가한 반면 온라인 매출은 2배에 달하는 15.7% 증가폭을 보였습니다. 2022년에도 온라인 매출은 9.5% 상승을 기록해왔습니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 따르면,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대비 3.7% 증가했으며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9% 증가했다. 표는 2022년 및 2023년 연간 매출 비중 및 매출 증감률. (표=뉴스토마토)
 
온라인 쇼핑 선호 현상이 자리매김하면서 오프라인 일자리를 위협하는 현상도 잦아드는 모습입니다. 무인 계산대, 키오스크, 서빙 로봇 등 자동화 시스템의 보급화로 오프라인 매장 직원 수가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계산원 대신 '무인 계산대'를 도입하면서 매장 직원 수가 줄고 있는 추세입니다.
 
최근 기업별 점포 수(직원 수)를 보면 L마트는 2019년 6월 말 125개(직원 1만3000명)에서 지난해 6월 말 111개(1만900명)로, 14개(2100명) 줄었습니다. 무인 계산대도 이달 기준으로 110개 점에 1000여대를 확대했습니다.
 
최근 통계청 집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취업자 중 판매 종사자는 262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6만명 줄었습니다. 판매 직원이 많은 유통가에는 무인 계산대, 키오스크, 서빙 로봇 등이 근로자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입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AF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선진국과 일부 신흥시장 전체 일자리의 60% 정도가 AI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또 사무직 노동자가 육체노동자보다 더 큰 영향을 받고, 신흥국·저소득 국가보다 선진국의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봤습니다. 
 
AI 활용도에 따라 노동자 간 소득 불평등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AI를 활용하는 노동자들의 생산성과 임금이 증가하는 반면, AI를 활용하지 못하는 노동자는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세계적으로 플랫폼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플랫폼 관련 기술을 기획·개발하는 엔지니어들이 귀하다 보니, 그들의 인건비는 소위 '금값'이라고도 한다"며 "이런 엔지니어들은 고연봉에 속하는 반면 AI 틀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비교적 저소득·저임금에 위치할 수밖에 없다. AI를 만드는 노동, AI를 이용하는 노동, AI가 지시하는 노동을 하는 사람들간의 임금 격차는 현저히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AI가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점은 수 년전부터 논의가 돼 왔다. 일자리 대체 뿐만 아니라 이젠 임금 격차 문제도 사회적으로 논의돼야 할 때"라며 "노동자들이 AI로 소득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 기업이나 정부도 노동 차별적인 것들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기술 투자 논리로만 흘러가면 현재보다 더욱 불평등이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 따르면,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대비 3.7% 증가했으며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9% 증가했다. 사진은 무인 로봇 식당  모습. (사진=뉴시스)
 
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