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수요에 집중…삼성·SK 1순위 투자는 'HBM'
올해 SK하이닉스, 설비투자 2배 확대
삼성전자, 올해·내년 생산능력 2.5배↑
2024-01-29 06:00:00 2024-01-29 06:00:00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구동에 필수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능력 확대를 목표로 집중 투자에 나섰습니다. AI 시대를 맞아 수요가 확실한 고부가가치 D램인 HBM 위주로 생산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전체 설비투자(CAPEX) 증가분을 최소화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최근 진행한 연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작년 설비투자 규모는 AI향 제품 수요 대응을 위한 필수 투자를 제외하고 모든 영역에서 투자비를 대폭 축소한 수준"이라며 "올해도 보수적 투자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수요 둔화에 대응해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50% 이상 축소했습니다. 지난해 1~3분기까지 회사의 누적 투자액은 4조198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2조9150억원)보다 67.5% 급감했습니다. 회사의 4분기 투자액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연간 투자 규모는 2022년(19조6500억원) 대비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SK하이닉스 HBM3E. 사진=SK하이닉스
 
반면 수익성이 보장된 HBM 등 AI용 메모리 양산을 위한 투자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SK하이닉스는 AI 시장이 개화하면서 HBM 수요가 연평균 60%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에 선단 공정 제품의 양산 확대와 함께 HBM 제조 핵심 요소인 실리콘관통전극(TSV) 증설과 필수 인프라에 우선 순위를 두고 투자를 집행한다는 전략입니다.
 
SK하이닉스는 "철저히 고객 수요에 기반해 가시성이 확보된 제품의 생산 확대를 위해 투자할 계획"이라며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신할 수 있는 제한된 영역에 투자를 집중해 과거처럼 투자 증가가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는 사이클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수요 가시성 확보 아래 지난해 대비 올해 TSV 생산능력을 2배 확대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삼성전자의 HBM3 아이스볼트. 사진=삼성전자
 
글로벌 HBM 시장을 양분하는 삼성전자도 올해와 내년 HBM 생산능력을 전년보다 2.5배 이상 늘릴 계획입니다. 한진만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미주총괄(DSA) 부사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올해 HBM의 설비투자를 2.5배 이상 늘린다고 했고, 내년에도 그 정도 수준이 되지 않겠나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진행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업계 전반 제한된 설비투자 내에서도 HBM 중심의 투자 쏠림 현상이 더해지고 있다"며 "앞으로 HBM 비중을 확대해 고성능·고대역폭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특히 HBM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투자 등 신기술 투자를 적극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회사는 이달 31일 실적을 발표, 올해 투자 규모 등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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