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서울시가 기후동행카드의 외연확장을 위해 경기도의 예산 지원을 강조한 가운데 경기도는 기후동행카드가 아닌 5월 시행할 'The 경기패스'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와 경기도의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입니다.
오세훈 "경기도, 기후동행카드 지원 해야"
26일 서울시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출시한 기후동행카드에 경기도 지자체 김포·군포·과천이 참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따라서 세 지자체에 거주하는 경기도민은 월 6만원대로 서울을 오가는 지하철과 버스, 따릉이 등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수도권 광역교통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히며 기후동행카드 추진을 발표했습니다. 이와 함께 경기도의 동참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경기도는 수도권 교통망을 공유하는 서울시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발표했다고 지적하며 기후동행카드에 동참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시청역을 방문해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해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후 경기도는 기후동행카드의 대응책으로 'The 경기패스'를 내놓았고, 무제한교통카드를 둔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이후 오 서울시장이 지난 21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 자리에서 경기도의 기후동행카드 협조를 강요하면서 서울시와 경기도의 갈등이 재점화됐습니다. 경기도가 예산 지원을 하지 않아 경기지역의 기후동행카드 참여 성적이 저조하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오 시장은 "서울시 예산까지 써가며 해주겠다고 공표했지만 경기도가 한푼도 낼 수 없으니, 기초지자체가 돈이 있으면 들어가라는 입장"이라며 "사실상 돕지 않는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수도권 대중교통 통합환승할인을 할 때도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임기가 끝날 때까지 환승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내가 서울시장이 되면서 김문수 경기도자사가 뜻을 맞춰 가능해 진 것"이라며 "기후동행카드는 경기도지사의 선택만 남아있다"고 공을 김동연 지사에게 넘겼습니다.
'The경기패스'가 더 이득…경기도, 오 시장에 유감
경기도는 오 시장의 발언에 강한 유감을 표했습니다.
22일 김상수 교통국장이 나서서 "31개 시군의 기후동행카드 사업 참여는 도민 혜택 증진 차원에서 각 시군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못박았습니다.
김 국장은 "오 시장은 공동기자회견에서의 발표내용과는 다르게, 경기도뿐 아니라 도내 여러 시군에 기후동행카드 사업 참여를 종용하는 등 수도권 시민에게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경기도는 지금처럼 향후에도 시군의 사업 참여 여부는 자율적 판단에 맡기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오 시장이 재반박에 나섰습니다. 23일 시의회 시정질의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민들이 100만명이 넘는데, 주민들의 애로를 생각하면 경기도도 기후동행카드에 함께 참여해야된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시가 재정 부담을 더 많이 하겠다고 하는데 경기도가 거부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기도의 동참을 재차 요구한 것입니다.
하지만 경기도는 5월 시행 예정인 경기패스가 경기도민에게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분당선, 경기도 광역버스 등 적용대상에 한정이 있는 기후동행카드와 달리 전국의 모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도민들이 얻는 혜택이 더 많다는 입장입니다.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시민이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