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사직이 참여율 80%를 넘긴 가운데 의료공백이 고비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는 1만34명으로 전체 중 80.5%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9일 시작해 1주일째 계속되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은 아직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대형병원의 수술은 절반 이하로 줄었고, 외래진료까지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기준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사례는 수술 지연 31건, 진료거절 3건, 진료예약 취소 2건, 입원 지연 2건 등 총 38건입니다.
정부는 29일을 분수령으로 보고 전공의들에게 현장 복귀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공의들이 29일까지 복귀하면 지난 책임을 묻지 않겠다”며 “병원은 불안과 걱정이 가득하다. 여러분이 밤낮으로 피땀 흘려 지키던 현장으로 돌아와 더 나은 의료 환경을 위해 대화하길 바란다”고 호소했습니다.
26일 한 병원 응급실 앞에서 시민들이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 공공병원 대체인력 확보 비상대응
전공의 집단행동이 장기화되면서 지자체들도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비상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전공의 공백이 있는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은평병원에 시니어 의료진 등 대체인력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고려해 병원장 재량으로 필요 인력을 긴급 채용하고, 채용 절차도 단축해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시립 8개 병원은 기존에 오후 6시까지 운영했던 평일진료를 오후 8시까지 연장하고, 서울의료원·보라매병원·동부병원·서남병원 응급실은 24시간 유지해 응급의료서비스에 차질이 없도록 공백을 메우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한 병원 응급실 환자가 공공병원으로 전원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럴때만 아쉬운 소리" 공공병원 투자 필요 목소리
일각에서는 이러한 공공병원만으로 의료공백을 대처하기엔 한계가 분명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응급환자나 일반 진료에서 일정부분 효과를 기대할 순 있지만, 민간병원에 비해 공공병원 투자가 현저히 낮았던 만큼 의료공백을 메우기엔 쉽지 않을 거란 시각입니다.
나백주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 정책위원장은 “임시방편으로 어느 정도는 괜찮겠지만, 중환자 진료나 난치성 질환 같은 경우는 역량이 아무래도 부족하다”며 “이럴 때만 아쉬운 소리할 게 아니라 공공병원도 이번 기회에 투자를 강화하고 인력을 늘려 민간병원과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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