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을 반대하는 의료계에서 잇달아 사직서를 제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습니다. 경기지역에서도 전공의들이 사직서 제출이 계속되는 가운데 공공의료기관 전공의도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어 의료대란이 현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20일 의료계와 경기도에 따르면 전날 빅5(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을 시작으로 경기지역 병원 전공의들의 동참행렬이 이어지면서 병원 현장의 의료 공백이 현실화됐습니다.
의료계 사직서 제출…'의대 증원 반대'
경기 남부지역 상급 종합병원인 아주대 병원은 전공의 255명 중 133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분당서울대병원은 220명 중 144명이, 성빈센트병원은 123명 중 100명이 사직서를 제출에 동참했습니다. 경기도 40개 병원 2337명의 전공의 가운데 20개 병원 전공의 총 834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입니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대란이 가시화하며 정부가 군병원 12곳 응급실을 민간인에게 개방한 2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들이 진료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공의 사직서 제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도 내 공공의료기관인 의료원 전공의들도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 중 수원, 파주, 이천 병원에서 민간 종합병원으로 파견 간 8명 중 4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머지 4명도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병원 측에 알린 상태로, 이달 말이면 출근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파견 인력은 대부분 인턴이었기 때문에 병원 운영에는 차질이 없지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경기도는 비상진료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의사들의 잇단 사직으로 의료대란이 현실화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3월 초 출산 예정인 한 산모(35)는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데 21일 진료날 병원으로 오지 말고 동네로 가라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고위험 산모의 경우는 수술을 일정대로 진행한다고는 하는데 다음 달 상황이 악화될지 아닐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걱정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경기도, 비상진료대책 상황실 운영
이에 경기도는 비상진료대책 상황실은 운영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습니다. 지난 6일 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재난 위기 경보를 발령함에 따라 7일부터 상황실을 운영 중입니다.
일단 도는 집단휴진에 따른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주대병원 등 9개 권역별 응급의료센터와 소방재난본부 등이 참여하는 경기도 응급의료협의체를 통해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비상진료대책 상황실은 시군 보건소와 핫라인을 구축해 도내 의료기관 파업 현황과 비상진료체계 유지 상황 등을 수시로 점검하는 중입니다. 경기도의료원, 성남시의료원 등 공공기관의 평일 진료시간 연장과 야간 진료 실시 등 비상진료체계도 함께 가동할 계획입니다.
또 119 상황실과 공조해 응급상황 발생 시 전공의들이 파업에 들어간 상급종합병원에 환자가 몰리지 않도록 분산 이송할 계획입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근무를 중단한 20일 경기도 한 대학병원 출입구에 휠체어가 놓여있다. (사진=뉴시스)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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