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의대 증원을 반대하며 전공의들이 집단 이탈한 지 4주차에 접어드는 가운데 의대 교수들도 집단행동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11일 긴급총회를 열고 교수들의 집단행동 등 여부를 논의했습니다.
11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의대 교수와 전문의들의 사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의대 교수, 11일 긴급총회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에서 각 병원별로 비공개 총회를 진행했습니다. 대학 의대 증원 신청과 전공의 사직 등 현 상황과 그간의 비대위 활동을 공유하고, 향후 대책이 논의됐습니다.
특히 전국 의대 교수들의 사직이 이어지는 만큼 서울의대 교수들의 집단행동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전경.(사진=박한솔 기자)
이에 앞서 서울아산병원이 속한 울산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지난 7일 긴급 총회를 열고 집단 사직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부산대 의대 교수회도 긴급 총회를 열고 전공의들이 행정처분을 받거나, 의대생들이 유급 피해를 입을 경우 전원 사직하기로 했습니다.
전북대 의대 교수들도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북대 의대 및 전북대병원 소속 교수 82.4%가 사직서 제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공의에 이어 전문의와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 가능성에 의료 붕괴가 불가피해 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의대 교수 집단 사직…의료 붕괴 불가피
이날 서울대병원은 아침 일찍부터 진료를 받기 위해 찾아온 환자들로 북적였습니다. 전공의 부재로 진료 대기가 길어져 환자들은 오전 8시부터 병원을 찾기도 했습니다.
경기 시흥에서 온 60대 여성은 "항암치료때문에 병원에 왔는데, 전공의 파업때문인지 항암 일정이 일주일 정도 입원이 늦춰졌다"면서 "주위에 보면 대기도 없이 밀린 경우도 있고, 하루 4~5시간씩 대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환자는 "동네 병원에서 대학병원으로 가서 정확히 진단받으라고 하는데, 교수들이 없으면 어떻게 정확한 병명을 알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언제까지 환자들이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겠고, 이렇게 힘들게 끌고 가는 것 좀 멈췄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앞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지난 9일 비공개 총회를 열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마무리됐습니다. 이에 오는 14일 다시금 회의를 열고 의대생들의 유급과 전공의들의 행정처분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고 교수들의 집단행동에 대해서 논의할 계획입니다.
전공의 이탈 사태 4주차에 접어든 11일 오전 서울시내 한 병원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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